[TF이슈] 대구환경공단 폭발사고 5년 만에 책임자 가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구환경공단 직원 A씨와 대구환경공단에 각각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위 사고와 다른 대구환경공단 달서구 대천동 사업소에서 지난 2018년 11월 9일 재생가스(메탄) 저장탱크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의 현장 모습. (사진은 기사 본문과는 상관없음)/뉴시스

대법, 공단 직원 집유 선고한 원심 확정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2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환경공단 신천사업소 폭발 사고에 공단 측 과실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망한 하도급 업체 직원들의 배관 교체 작업을 총괄한 공단 소속 직원에게 유죄도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구환경공단 직원 A씨와 대구환경공단에 각각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금고형은 수감 뒤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동을 시킬 수 없다.

2015년 10월 24일 오후 4시 30분께 대구환경공단 신천사업소에 있는 소화조가 폭발했다. 당시 소화조 지붕에서 배관 교체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2명이 숨졌다.

1심은 공단측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사고 당일 하청업제 직원들이 사용이 금지된 용접 기구 등을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작업자들이 공사한 소화조 상부는 폭발·화재 위험이 있는 메탄가스가 발생하는 곳이어서 불꽃 등이 튈 우려가 있는 작업이 금지된다.

1심 재판부는 또 2007년 3월과 2009년 5월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사업장에서 위험한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 없이 진행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7년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는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법이 정하고 있는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를 않은 채 안전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지시했을 때 성립된다. 안전조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작업을 방치했을 때도 해당된다.

2009년 판결문에 따르면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해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해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법원의 판단을 뒤집었다.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대구환경공단에는 벌금 400만원을 명했다.

2심 법원은 "피해 근로자들에게 안전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메탄가스가 있는 곳에서 용접 작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가 작업 지시 전 충분한 안전교육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소화조 상부 뚜겅의 막음처리가 되지 않은 부분을 통해 메탄가스가 상부쪽으로 누출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한 것이 폭발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며 "A씨가 소화조 내부의 가스가 상단 뚜껑 부분으로 누출되지 않도록 마감처리 등 미리 안전조치를 취했다면 폭발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들의 부주의도 사고가 발생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고, 공단 측이 유족들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도 "공단측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2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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