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는 정치평론을 고발"…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또 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64) 목사가 "누구나 다 하는 정치평론을 선거법 위반이라고 고발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25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 중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당초 전 목사에 대한 심문은 지난 21일 같은 시각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전 목사 측의 연기 요청으로 이날로 미뤄졌다.
지난 주말 사망자가 증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법원 중앙 로비와 동·서관, 주차장 전용 출입구 외 출구가 폐쇄돼 통상 포토라인이 설치되는 2층 4번 출입구가 아닌 1층 서관 출입구 앞에서 취재진과 지지자, 경찰 등 100여 명이 대기했다.
상황 통제를 위해 투입된 경찰과 법원 관계자는 물론 취재진,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였다. 오전 10시20분께 차에서 내린 전 목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검은 코트 안에 붉은 넥타이를 두른 정장 차림이었다.
전 목사는 자신이 내리자 마자 "목사님 화이팅", "목사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등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 밝은 미소를 내보이며 양 손을 흔들며 인사로 답했다. 포토라인에 다다르자 지난 1월 첫 영장 심사 때와 달리 다소 격앙된 모습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전 목사는 "정치평론 측면에서 제 입장을 전달한 것 뿐이다. 지금도 제 발언이 유튜브에 그대로 올라와 있으며 단 하나라도 지우지 않았다"며 "이같은 정치평론은 언론은 물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인데 김용민(시민단체 평화나무 이사장) 씨가 고발해 저는 또 수사를 받고 이렇게 나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싸움을 하려면 건전한 싸움을 해야 한다. 페어플레이를 해야할 것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또 "얼마전에는 제가 신학교 성적을 위조했다고 인터넷에서 한동안 난리치더라. 너무 창피했다"며 "저는 원래 공부를 못했다. 그래도 위조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우려가 많은데) 앞으로도 계속 집회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코로나19는 야외 집회에서 감염된 적 없고 다 실내에서 걸린 것"이라며 "우리는 전문가들과 함께 상의해 집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영장 심사 시각이 가까워졌다는 법원 관계자들의 재촉에 전 목사는 급히 자리를 마무리하고 비접촉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한 뒤 법정에 들어갔다.
전 목사에게 청구된 두번째 구속영장은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 목사를 추가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전 목사가 전국 순회 집회와 각종 좌담 드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적 발언 등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또 전 목사가 대학원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위조했다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종로구가 코로나19 우려로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시위를 금지했음에도 전 목사가 집회를 강행했다며 전 목사가 지휘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를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31일에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영장 심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 1월2일에야 법원에 출석한 바 있다. 당시 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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