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우수법관·영장전담…정경심 새 재판부 '만만찮네'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사건을 맡은 제25형사부가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 형태로 교체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3일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정 교수의 모습. /이덕인 기자

배석·부장판사 구분없는 '대등재판부'…27일 공판 속행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정기 법관 인사에 따라 정경심(58) 동양대학교 교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제25형사부 구성원이 전원 교체됐다. 부장판사 3명이 교대로 재판장을 맡는 대등재판부 형태로, 변호사들이 뽑은 우수 법관 출신인 판사도 포함됐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정 교수 사건이 배당된 제25형사부는 김선희(50·사법연수원 26기)·임정엽(50·28기)·권성수(49·29기) 부장판사로 구성됐다.

김선희 부장판사는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뒤 당시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지금의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전주지법과 서울행정법원, 서울서부지법과 서울고법 등을 거쳐 2010년 2월~2012년 2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다.

2016년 2월~2018년 2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재직했다. 영장전담실은 법원 내에서 근무평정이 좋은 법관이 주로 합류하는 '엘리트 코스'로 꼽힌다. 김 부장판사는 정부 인가없이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1670억 가량의 이득을 챙긴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 씨는 자본시장법 혐의로 징역 3년6월형을 선고받고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 재판장을 지냈던 지난해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 9호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양승태 대법원 당시나온 국가배상 조건을 까다롭게 본 판례를 따른 것이어서 유족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임정엽 부장판사는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해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수원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서부지법과 창원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쳐 2010년 2월~2012년 2월 대법원 법원행정처 정책심의관으로 근무했다. 법원행정처 역시 고위 법관으로 가는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을 나와 2014년 2월 광주지법 부장판사로 부임한 임 부장판사는 같은 해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참사 사건 책임자들 중 가장 먼저 기소된 이준석(75)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의 재판을 맡았다. 임 부장판사는 첫 재판을 앞두고 사건을 담당한 광주지검 검사들과 함께 피해 당사자 및 유족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심리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해 6월10일부터 11월11일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된 재판에서 임 부장판사는 방청석에서 슬픔에 빠진 유족들의 이름을 물어보며 다독이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 기일을 정해 생존자와 유가족 등 피해자 16명의 진술을 몰아서 경청하기도 했다. 또 검찰과 변호인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을 때마다 일일이 주의를 줘 형사재판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해 12월에는 광주지방변호사회에서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긴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박정희 정권 시절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산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긴급조치를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본 양승태 대법원 시절 판례를 뒤집는 내용이어서 주목받았다. 긴급조치 피해자에게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김선희 부장판사의 판결과는 다른 사례다.

권성수 부장판사는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뒤 부산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을 거쳐 대전지법과 인천지법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2018년 2월부터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하다 법원 인사에 따라 2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부임했다.

권 부장판사는 2017년 2월~2018년 2월 인천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며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 사건을 주로 맡았다. 부임 첫 해인 2017년 6월 같은 동네에 사는 10대 여성 3명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에게 징역6년을 선고하고, 이듬해 1월 미성년자인 친딸을 6년간 성폭행한 40대 남성에게 "반인륜적 범행"이라며 징역10년의 중형을 선고하는 등 아동 대상 성범죄를 엄정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반대로 선거 벽보에 낙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90대 남성에 대해서는 한국전쟁에 참가한 고령의 국가유공자인 점을 들어 벌금형 선고를 유예하는 선처하기도 했다. 권 부장판사 역시 2017년 12월 인천지방변호사회에서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소송 당사자들에게 변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고 사건 쟁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판결문에 반영하는 등 합리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장판사 3명으로 꾸려진 서울중앙지법 제25형사부는 27일 오전 10시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에 대한 속행 공판을 진행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남용희 기자

새로운 재판부가 심리할 정 교수의 공판은 27일 오전 10시 속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1일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김미리 부장판사)에게 정 교수 구속사건 재판과 합쳐 달라며 병합 요청서를 낸 상태다. 지난 1월 검찰은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겹치는 공범관계"라며 병합 요청을 한 바 있으나 기존 제25형사부를 이끌던 송인권(51·225기) 부장판사는 "관련 사건 재판장과 협의했으나 병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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