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혀 반성 없어 영구적 사회 격리해야"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 남편 살해 혐의는 인정됐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계획살인'을 인정했으나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고유정이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아들을 참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전 남편 살해 혐의와 관련, "피고인은 극단적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죄질이 대단히 불량하다"며 "유족의 고통은 외면하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저항하다 살해했다는 도저히 납득 안되는 진술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례 없는 참혹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숨기는 등 계획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까지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선 범죄 증명이 충분히 안 됐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어린이 체격이 또래보다 왜소하고 감기약의 부작용을 감안하면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질식사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봤다.
이날 열린 재판은 총 89명의 시민이 방청 신청을 해 49석(입석 15석 포함)이 가득찬 상태로 진행됐다.
고유정은 그간 재판에서 전 남편 살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부인해 왔다. 전 남편을 살해한 것은 계획된 범죄가 아닌 성폭행을 피하려다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해 왔다.
고유정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의붓아들 사망에 대해 추궁하자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고 말하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기도 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를 받고 있다. 앞서 3월 2일 새벽께 잠자고 있던 의붓아들 A(당시 5세) 군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도 받는다.
한편 전 남편 유족의 변호인은 지난 17일 고유정에게 사형을 내려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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