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 살해 안 했다"…고유정 끝까지 부인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지난해 9월 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전 남편이 범인 아니라면 나인데, 나는 아냐"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고유정이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다시 열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고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고씨 측이 일부 범죄 혐의에 사실조회를 요청한 문건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최후진술과 최후변론 등을 거부해 이날 다시 결심 공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 최후 진술에 앞서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재판부가 "수차례 유산과 피해자(의붓아들)만 아끼는 현 남편을 향한 적개심에 살해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고 묻자 고씨는 "전혀 아니다"고 했다.

거듭 "의붓아들을 살해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검찰의) 공소장 내용은 다 억지다"고 반박했다.

고씨는 재판 도중 갑자기 눈물을 보이며 "사건 당일에 현 남편과 저만 있어서 현 남편이 아니라면 저인데, 나는 절대 아니다"며 현 남편에게 혐의를 미루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괴로워서 죽으려고 했지만 버텼다"며 "(현 남편을) 끝까지 믿었는데 (전 남편 사건으로) 갇혀 있는 동안 제가 죽였다고 하니 너무나 억울하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고씨는 그간 재판에서 전 남편 살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부인해 왔다. 전 남편을 살해한 것은 계획된 범죄가 아닌 성폭행을 피하려다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해 왔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를 받는다. 앞서 3월 2일 새벽께 잠자고 있던 의붓아들 A 군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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