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설 전후 중간간부 인사 전망…윤 총장은 수사 고삐 죌 듯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싸고 법조계 안팎 후폭풍이 거세다. 이어지는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윤석열 라인'이 대거 물갈이될지 관심이 쏠린다. 추 장관은 인사에 앞서 직제개편 등 속전속결에 나설 태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에 고삐를 죄면서 맞설 것으로 보여 '추-윤' 대치전선에는 당분간 긴장감이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법무부는 2월 평검사 인사를 앞둔 설 연휴를 전후해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 참모진은 직접수사와는 무관하지만 중간 간부는 다르다. 특히 청와대 하명수사·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팀 검사들이 인사 대상이 되면 수사 차질 논란이 불가피하다.
인사 대상자로는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맡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고형곤 반부패수사 2부장, 허정 반부패수사 3부장, 이복현 반부패수사 4부장 등이 거론된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 김태은 공공수사 2부장을 비롯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을 수사한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 이정섭 형사 6부장 등도 교체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윤 총장과 적폐수사 및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등을 함께 수사했다.
고위급 인사에 중간간부까지 물갈이가 계속된다면 검찰 내 반발이 커질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차장, 부장검사 필수 보직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검찰 인사 규정'과 충돌되는 점도 거론된다. 지휘부를 교체했으니 중간간부 인사는 수위를 조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추 장관은 조만간 직접수사 축소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공공수사부의 규모를 줄이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직제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지난 10일 검찰 고위간부 전출 신고식에서 "일선 검찰청의 민생 관련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부족해 국민들의 불만이 작지 않다"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하는 것이 흔들림 없는 방향인 만큼 검찰의 힘을 민생범죄 수사에 모아주고, 불필요한 파견 등으로 일선 검찰청의 업무가 과중되지 않도록 힘껏 지원하겠다"고 의중을 내비쳤다.
직제개편이 현실화되면 인사규정과 상관없이 대폭 인사가 가능해진다. 이영주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사직과 지난 인사에서 남겨둔 검사장 세자리로 고위간부 추가 인사가 가능한 점도 '히든카드'다. 윤 총장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낸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총장은 최근 검찰 고위인사 경찰 세평 수집 고발 건을 이례적으로 형사부·공공수사부가 아닌 반부패수사부에 배당했다. 청와대의 반발로 무산된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 재시도는 물론 유재수 전 부시장 사건을 놓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 재청구나 기소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가 추미애 장관을 간부 인사 건으로 고발한 사건도 있다. 윤 총장은 당분간 강력한 수사의지로 정면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 역시 '명령 불복종' 건 등으로 윤 총장이나 검찰 고위 간부 대상으로 감찰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13일 새로 부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구본선 대검 차장,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고위간부가 윤 총장과 손발이 맞을지도 미지수다. 중간간부 인사 전까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치전선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happ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