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내용 전면부인…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증인 채택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장우성 기자] 버닝썬 사건에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만큼 입방아에 오른 인물은 '경찰총장 윤 총경'이었다. 그는 '조국 사태' 한 복판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인연이 있는 조국 전 장관과도 얽혀있다는 '권력형 게이트' 의혹이 제기되면서 더욱 유명인사가 됐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번째 공판에 수의 차림으로 출석한 윤모 총경은 검찰이 공소 내용을 설명하는 동안 검사석을 바라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검찰이 그에게 적용한 죄는 특가법상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교사 등이다.

이날 검찰이 법정에서 밝힌 공소 내용에는 '게이트급'이라던 조 전 장관과 연관된 내용은 없었다.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 묶인 혐의도 세간에 떠돌던 의혹에 견줘서는 초라했다. 검찰은 경찰청, 서울경찰청, 수서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윤 총경을 구속시켰다.

윤 총경 혐의는 대부분 특수잉크제조업체 녹원씨앤아이(옛 큐브스) 대표인 정모 씨와 연결됐다. 2016년 3~5월 정씨가 받던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고 큐브스 비상장 주식 수천만원 어치를 대가로 받았다는 혐의가 첫번째다. 2015년 11월과 2017년 3월 정씨에게 공시 안 된 미공개 정보를 제공받고 큐브스 주식을 사들였다는 혐의, 지난해 3월 의혹이 불거지자 정씨에게 휴대폰을 없애라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정씨는 윤 총경에게 유인석 전 대표를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2018년 1월 후배 경찰을 시켜 클럽 '몽키뮤지엄' 단속 수사상황을 파악해 건네줬다는 '직권남용죄'가 승리, 유 전 대표의 이름이 나오는 유일한 대목이다. 이는 경찰이 불구속으로 검찰에 넘긴 혐의다.

윤 총경 쪽은 이 혐의조차 전면 부인했다. 윤 총경 변호인은 "이 사건 기소는 2019년 1월 언론보도로 시작됐다. 주로 피고인과 승리, 유인석 전 대표가 어떤 관계냐, 뇌물을 받았느냐가 관심사였다"며 "그런데 수사해보니 몽키뮤지엄 하나 뿐이고 그런 내용은 들어가지도 않았다. 수사기관이 다른 형태로 여러가지 먼지털이 수사를 벌여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모 씨 수사를 무마해주고 주식을 대가로 받았다는 혐의는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정씨의 진술 외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으며 주식가치 산정도 검찰 임의대로 했다는 주장이다.

미공개정보를 전해듣고 주식을 사들였다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정씨의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고, 당시 언론보도로 먼저 알려져 미공개정보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주식투자 결과 손실을 봤다는 점도 강조했다.

후배 경찰관과 공모했다는 직권남용 혐의 역시 "(몽키뮤지엄이)어떤 내용으로 단속됐는지 알아본 것 뿐"이라며 "(이게 직권남용이라면)수사기관 재량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직권남용으로 처벌될 수 있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전면 부인했다.

정씨에게 휴대폰을 없애라고 말한 기억도 없으며, 휴대폰을 버린 당시는 버닝썬 사건에서 윤 총경과 정씨 관계가 거론될 때도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윤 총경 변호인은 "정씨는 본인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는데 본인 범죄에 해당하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휴대폰을 버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정씨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사건의 키를 쥔 정씨는 가장 마지막에 부른다. 다음 공판 기일은 1월 13일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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