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판검사·장차관 불기소하면 이유 공개해야"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9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제10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김남준 위원장이 지난달(11월) 2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9차 권고안을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법무검찰개혁위 10번째 권고…수사기록 전자문서화도 제안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국회의원이나 장·차관, 판·검사를 불기소 처분하면 이유를 공개하고, 수사기록 등을 PDF 전자파일 형태로 전자 문서화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10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불기소 결정문 공개 대상은 대통령·국무총리·국회의원 등 국가 정무직 공무원 관련 사건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등 지자체 정무직 공무원 관련 사건, 법관·검사 관련 혹은 4급이나 4급 상당 이상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 관련 사건 등이다.

개혁위는 불기소 결정문을 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려 국민이 직접 열람, 검색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제·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불기소 결정문에는 검사가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은 구체적 이유가 적시돼 있어 공개되면 검찰권 행사의 적법성을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개혁위는 또 불기소 결정문에서 피의자 변호인의 소속과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중요 범죄와 전관 출신 변호사가 관여한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됐는지를 외부에서 감시할 있어 '전관특혜'까지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혁위는 특히 수사기록을 PDF 등 전자파일 형태로 전자문서화해 검사가 공소 제기 후 법원에 제출할 때나 피고인·변호인에게 열람·등사 허용시 전자우편 등으로 보낼 수 있도록 '검찰사건사무규칙'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동안 검찰은 형사소송의 기소, 공판 단계에서 전자소송이 아닌 종이소송을 진행해 왔다. 사법농단 사건 등 수사 규모가 크면 기소시 제출되는 수사기록의 양이 몇 십만 쪽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이런 이른바 '트럭기소' 변호인들은 수사기록을 복사하는 데만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피고인의 방어권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혁위는 또 각급 검찰청에서 보관하고 있는 형사재판확정기록과 판결서 등도 PDF 파일 등 전자파일의 형태로 전자문서화해 보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실무추진팀(TF)을 구성하고 별도의 충분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개혁위 관계자는 "수사기록 등의 전자문서화·열람·등사범위 확대는 고소, 고발인 및 피해자 등 사건관계인이나 참고인의 방어권 행사, 신속한 권리구제 등에 효과적인 장치가 될 것"이라며 "형사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위원회 권고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추후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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