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아베 총리 만남 무산
[더팩트|문혜현 기자]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를 겪는 칠레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EPC) 정상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하기로 30일(현지시간) 결정했다.
APEC은 호주 캔버라에서 12개국 간 각료회의 개최로 출범해 현재 한국·미국·중국·일본·캐나다·호주·러시아 등 21개국이 참가하는 국가 간 협력체다. 매년 회의를 통해 세계 무역과 경제, 기술 분야 등의 현안을 논의해왔으며, 대표적인 역내 최고위급 협력체다.
31번째로 예정된 올해 회의는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막을 한달도 남기지 않고 주최국 칠레가 포기 결정을 발표했다. 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통상 APEC 회의가 지난 30차례 동안 중단되거나 취소된 적은 한 번도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올해 행사를 건너뛰거나 일단 연기하고 다른 국가 등 대체지를 통해 다시 개최하는 등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매년 의장국의 리더십을 토대로 운영된 APEC 회의는 수임 4~5년 전에 해당 회원국의 제안에 기초해 결정돼왔다. 올해 의장국은 칠레이며, 이후 말레이시아와 뉴질랜드가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주최를 포기한 칠레 상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다른 국가가 회의를 나서서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안전·보안 등 문제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칠레의 APEC 정상회의는 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준비된 제2의(APEC 정상회의) 후보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다른 장소와 관련한 잠재적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APEC 개최 예정지였던 칠레 산티아고는 도심부터 대규모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잇따르는 등 극심한 혼란으로 치안 불안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칠레가 개최를 포기하면서 당초 협의가 기대됐던 미중 정상의 무역협상 추진과 한일 갈등 해결의 실마리로 여겨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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