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역 사거리 방향 가득 메워…인근 보수단체 집회도
[더팩트ㅣ송주원·장우성 기자] 태풍 '하기비스'가 불러온 쌀쌀한 바람 속에 검찰개혁을 외치는 서초동 촛불집회가 마지막으로 열렸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12일 오후 6시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오후 2~3시부터 모여든 시민들은 문화제 개최가 임박하면서 지하철 서초역 사거리 네 방향을 가득 메웠다.
주최측은 고속버스터미널 방향 누에다리~예술의 전당 1.7㎞, 서리풀터널~교대역 사거리 1.6㎞ 구간 도로가 시민들로 찼다고 밝혔다. 다만 참가인원은 공식 추산하지 않았다.
이날 문화제에는 다양한 연사들이 참여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지난 촛불집회보다 '언론개혁' 목소리가 높았다.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가 공개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PB 인터뷰 녹취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문재인정부가 '사람이 먼저다'를 외쳤는데 검찰의 행태를 보면 '사람이 먼저'가 아니다"라며 "지금 조국 장관과 가족이 당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 먼저다'라고 외칠 수 있는 정부가 아닌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검찰의 권력 남용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전 국회의원은 "검찰개혁 다음은 언론개혁"이라며 "권력 비판이 언론의 사명이라면서 검찰은 왜 비판하지 않는가. 검찰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이라고 말했다. 또 "KBS 사회부는 김경록 PB의 인터뷰를 검찰에 검증했다고 한다. 그럼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을 검증한 적 있는가. 조국 장관 수사는 공정한지 검찰에 질문한 적 있는가"라며 "왜 조국 가족에게만 그렇게 가혹한가"라며 물었다.
양희삼 목사는 "검사와 목사는 일란성 쌍둥이처럼 하는 일도 비슷하다. 누구에게도 견제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검찰과 교회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부영 자유언론재단 이사장은 "검찰은 멀리는 친일 검찰과 박정희, 전두환 독재 체제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체질을 갖고 있다. 친일과 독재 DNA 사슬을 끊지 않으면 대한민국 검찰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며 "윤석열 총장의 임무는 사건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 DNA를 솎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도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피켓을 들고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 2000일이 지났는데도 왜 304명이 희생되었는지, 구조조차 안했는지, 왜 그렇게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 듣지 못했다"며 "재수사하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촛불 파도타기를 하며 "국민의 명령이다, 공수처를 설치하라", "정치검찰·기레기·친일잔당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화제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정부의 검찰개혁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성모병원~국립중앙도서관 도로에서는 우리공화당이 주최한 '조국 규탄' 집회도 열렸다. 경찰은 경력 94개 부대를 배치해 검찰개혁 문화제와 우리공화당 등 보수단체 집회의 충돌을 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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