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경륜] 야구에는 '테이블 세터', 경륜에는 '선행형 선수'

최근 경륜에서는 공격의 선발대 역할을 하는 이른바 선행형 선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사진은 경륜경주의 모습. /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배팅의 원칙은 '선행형 추리'...누구냐에 따라 경주 결과 바껴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야구에 '테이블 세터(Table Setter)'가 있다면, 경륜에는 '선행형 선수'가 있다.

'테이블 세터'는 공격의 선발대 역할을 하는 타자들을 일컫는다. 주로 1, 2번 타자가 그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후속 타자가 점수를 올리기 위해 진루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밥상을 잘 차리는 선수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경륜에도 공격의 선발대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선행형 선수'다. 일반적으로 경륜팬들은 추입 선수에 대한 환상이 많다. 계속 뒤쳐져 있다 막판에 불꽃같은 파워를 발휘해 역전승을 일궈내는 모습에서 경륜 특유의 매력과 감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입 선수의 배경에는 선행형 선수들이 있다. 배당을 노리는 경륜팬일수록 베팅에 있어 선행형을 중점 연구한다. 선행형 선수는 일단 앞서나간다. 그 자체가 유리한데다, 추입형 선수들이 추입 타이밍을 놓치거나 진로가 막히게 되면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할 공산도 크다. 다시 말해 선행형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 득점 높은 추입형 선수 내지 연대에 의한 추입형이 입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행형을 베팅 원칙으로 삼는 것이다.

경주 흐름상 선행형을 중심으로 입상 경쟁 선수들이 세 명으로 좁혀지는 경주가 다수를 이루는 것이 최근 편성의 특징이다. 예전 같으면 단방 경주권으로 해답을 찾아야겠지만, 최근 흐름은 적게는 두 가지 경주권 내지 세 가지 경주권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 추세다.

올 시즌 하반기를 살펴보자. 독립대진 금요경주는 선발급 3개 경주와 우수급 2~3경주, 특선급 1개 경주가 혼전으로 터졌다 하면 '고배당'이다. 토요경주는 예선으로 축 위주의 안정적인 편성 속에 일요경주는 등급별 혼전 결승을 제외하고 2~3개 경주가 혼전으로 이어지며 경륜팬들이 더욱 재밌어하는 분위기다. 누가 어떻게 선행으로 레이스를 이끄느냐가 경주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레이스 추리의 절반은 바로 이 선행형을 가려내는 작업이 차지한다.

그렇다면 등급별 대표적인 '선행형 선수'는 누가 있을까?

먼저 특선급은 △강호 △공태민 △김관희 △김민준 △박병하 △박지영 △박진영 △양승원 △유태복 △인치환 △임치형 △전원규 △정대창 △정해민 △조봉철 △조주현 △황준하 등이 대표적이다.

우수급은 △곽훈신 △권정국 △김민배 △김병선 △김환윤 △류재민 △박상훈 △박승민 △박윤하 △박준성 △설영석 △신동현 △왕지현 △원신재 △이성광 △이성민 △임영완 △장보규 △정상민 △정태양 △황영근 등이 있다.

선발급은 △강병석 △강형묵 △권영하 △김성용 △김성우 △김우병 △명경민 △박태호 △배준호 △신현엄 △심상훈 △엄지용 △유상용 △유승우 △유연종 △이광민 △이록희 △이재옥 △이준석 △이진영 △임요한 △정찬건 △최봉기 △최유선 △한정훈 △허남열 등이다.

선행형 선수들을 기억해두자. 이들이 차려 놓은 밥상을 인근 지역 연합세력 선수들이 포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간간이 비치고 있는 연대 경주에서 누가 선행을 서고, 누가 마크를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각 연대별로 선행형을 키우는 것이 최근의 중요한 전략이다.

박정우 경륜위너스 예상부장은 "팀별로 강한 선행형 선수 한 명이 열 명의 추입형 선수 부럽지 않다"며 "확실히 앞에서 끌고 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지역적 연합을 넘어 학연 및 실업 친분 등 어느 누구도 연대 협공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솔선수범으로 훈련을 주도한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바로 선행형 선수"라며 선행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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