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애통한 분위기…김용태·정태근·정청래·김승우 등 찾아
[더팩트ㅣ송주원 인턴기자] 16일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신촌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빈소가 정식으로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고인을 안타까워하는 인사들의 발길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정두언 전 의원과 오랜 정치적 동지인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저녁부터 자리를 지켰다. 김 의원은 "정두언 의원은 멋진 정치를 하고 싶었던 풍운아였다"며 "정치에 대한 본인의 회한은 있었겠지만 낙선으로 충격받지는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또 "선거에 떨어진 후 현장정치는 여기까지지만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는 뜻에서 방송에 열정을 보였다"며 "정치권에는 썩 좋게 다가오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외롭고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이 2013년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징역 10개월을 살았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확정돼 결백이 입증됐던 일도 떠올렸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황당하게 옥살이하면서 국가에 대해 얼마나 억울했겠나"며 "참 멋진 사람이다. 그 아픔을 유머로 '국립기도원 가서 1년간 기도 잘 하고 왔다'고 이야기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정 전 의원의 의정활동을 도왔던 송주범 전 보좌관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었던 분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도 제안을 받았지만 안 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올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중 대사직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한 바 있다.
정 전 의원과 새누리당에서 쇄신파 '정정 브라더스'로 불렸던 정태근 전 의원도 늦은 시각 장례식장을 찾았다. 정태근 전 의원은 "며칠 전 통화에서 최진석 서강대 교수의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봤냐고 물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됐다"며 "그렇게 힘들었으면 나한테 얘기해줬으면 좋았는데...정말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 중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오후 8시쯤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프로그램 사회자인 배우 김승우도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주변의 부축을 받을 정도로 애통해 하며 울음을 참지 못 했다.
오후 9시쯤에는 정 전 의원의 유족들이 도착해 장례식장 관계자들의 장례 절차 설명을 들었다. 유족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빈소는 17일 오전 9시 마련된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 빈소를 방문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애도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