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교통사고·구속·이혼 등 험난한 고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16일 비보가 전해진 정두언 전 의원은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과 싸움을 벌여왔다.
정 전 의원은 19년 공직생활을 접고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 을에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큰 표 차이로 고배를 마시면서 정신적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만큼 위태로운 지경에 놓였으나 병원 치료 등을 통해 극복했다.
2002년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달 간 병원 신세를 지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이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서울시장 당선에 일등공신이 되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17~19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하면서 친이계 실력자로서 안정가도에 접어드는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과도 정견 차이로 불화하게 된다. 급기야 2013년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돼 법정구속되는 수난을 겪는다. 10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만기출소 했으나 뒤늦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국 무죄가 확정되는 새옹지마를 겪었다.
이후 새누리당 친박계와 갈등 속에 2016년 20대 총선에 도전했으나 4선에 실패했고 그 충격으로 실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위기를 맞는다. '최순실 게이트'가 시작되던 같은 해 11월에는 새누리당을 탈탕, 정계은퇴를 선언하게 된다. 이후 방송활동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어 이혼까지 겹치는 등 시련을 겪던 그는 스스로 '우울증 전도사'라고 부르며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딸 정도로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했다. 지난해 새로운 인연을 만나 재혼하고 마포구 용강동에 퓨전 일식집을 차리는 등 안정된 생활을 되찾는 듯 했으나 안타까운 소식의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한편, 정 전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오후 서울 홍은동 북한산 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의원의 부인은 이날 오후 3시58분께 자택에서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을 동원해 공원 인근을 수색, 정 전 의원 시신을 찾았다. 경찰은 정 의원의 휴대폰이 사고지점 50m이내에 있다고 보고, 수색을 진행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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