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광화문서 100만 명이 부른 곡"

홍콩 차터가든 공원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 반대 시위가 열렸다. /홍콩=AP.뉴시스

람 장관 "송환법 추진 보류"

[더팩트|문수연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집회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14일 홍콩 도심 차터가든 공원에서 6000여 명의 어머니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고, 지난 12일 시위 때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어머니들은 검은 옷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해 흰색 카네이션과 피켓을 들었다. 이어 휴대폰 플래시로 촛불을 재현하면서 시위에 참여한 아이들을 응원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한 어머니가 기타를 들고 무대에 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 어머니는 "이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라며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 등을 본 홍콩인들은 이 노래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7년 100만 명의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할 때 이 노래를 불렀다"며 "'우산 행진곡'으로 노래를 바꿔 부르겠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집회 참석자들은 노래를 함께 불렀다.

앞서 지난 12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이 입법회 건물 주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저지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후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난 12일 홍콩 TVB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어머니론'을 주장해 비난을 받고 있다. 당시 람 장관은 "나는 두 아들을 둔 엄마"라며 "내 아들이 제멋대로 행동하고 싶어 할 때 이를 놔두면 단기적으로 우리 모자의 관계는 괜찮겠지만 이 아이가 커서 후회하면서 '왜 그때 나를 꾸짖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람 장관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munsuye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