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자 변호사 "화상접견 시간이라도 늘려줬으면"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첫 공판 준비기일인 6일부터 25일(2번째 공판 준비기일)까지 2주 밖에 안되는데 장흥교도소에 있는 김신혜 씨를 만나 재판을 준비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말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년째 복역 중 재심 첫 재판을 치른 김신혜(42) 씨의 변호인 김학자(52) 변호사의 말이다. 김 변호사는 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씨가 있는 장흥교도소가 서울에서 너무 멀어서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를 번갈아 가며 화상접견을 하고 있는데 (접견시간이) 길어야 1시간이라 재판을 준비하기 너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학자 변호사는 또 "김 씨 본인이 (교도소에서) 나와 재판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사실상 2주간 매일 화상접견을 한다고 해도 주말을 제외하면 12일, 12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 말이 안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김 씨측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석방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해달라며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김씨에게 요청권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재판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고군분투 중이라는 말이 딱"이라며 "김 씨 본인한테 천천히 물어보대법원이 재심을 결정한 이상 김씨는 미결수 신분이라고 양보할 부분이 있는지 서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검찰에 세밀한 증거를 내라고 했기 때문에 검찰이 어떤 증거를 보충해 올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학자 변호사는 "우리는 오염된 증거에 따른 수사 재판이기 때문에 모든 증거 채택에 부동의하지만, 재판부가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해 논의 중"이라며 "재판부가 예단을 갖지 않고 재판하겠다고 한 만큼 (재판 결과에) 어느정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신혜 씨는 지난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의 한 버스정류장에 숨진 채 발견된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2001년 3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장흥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당시 경찰은 김신혜씨가 범행을 자백했다며 기소했지만 김 씨는 경찰의 강압수사로 거짓자백을 했고, 본인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이후 실제로 당시 경찰이 불법 압수수색 등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2018년 김 씨는 무기수로는 처음으로 재심 대상자가 됐다. 김 씨는 지난 6일 18년 만에 다시 열린 친부살해 사건 재심의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한 뒤 "억울한 옥살이가 계속되지 않도록 열심히 싸워서 꼭 이기겠다"고 밝혔다.

김 씨 측이 6일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검찰의 제출 증거를 모두 부인함에 따라 3월 25일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뒤 본격 재판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재심'의 배경이 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계기로 재심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열리는 친부 살인사건의 진실이 18년 만에 드러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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