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조재범 '상습폭행' 징역 2년 구형…"심석희 가족들 약물 의지"

조재범 전 코치가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추가 고발된 성폭행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성폭행 혐의' 적극 부인…심석희 측 "혐의 인정하고 끝내는 게 최소한 도리"

[더팩트|문혜현 기자]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폭행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하지만 성폭력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어 추가적인 검찰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판 과정에서 법원과 검찰이 성폭력과 폭력의 연관성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며, 관련 재판을 따로 진행할 방침을 밝히면서 '성폭행 혐의 입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재범 "폭행은 인정, 성폭행은 안 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재판 과정에 대해 "별개로 갈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성폭행에 대한 혐의는 처음부터 나왔던 게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폭행 혐의에 추가해서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 또한 (성폭행)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성폭행 혐의가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에 관대하게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23일 검찰은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혐의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에서 "심 선수가 지난해 12월17일 고소한 조 전 코치의 강간상해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 동일성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심 선수)에게 상해를 가할 당시 해당 장소에서 강제추행도 이뤄졌다"며 "추가 고소 사실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즉 검찰은 조 전 코치의 상습폭행이 심 선수가 밝힌 성폭행(강간상해)을 위한 '사전 목적 행위'로 보고 있다. 이에 두 사건을 하나로 묶어 재판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심석희 선수 성폭력 보도 관련 긴급 브리핑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하지만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는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두 가지 혐의는 동일성이 없는 관계로 성폭력 사건 공소 사실을 추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상습상해 공소 사실 중 문제가 된 성폭력 부분이 있다면 향후에 성폭력 범죄 공소를 추가해 1심부터 진행한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성폭력 공소 사실을 철회하고, 상습상해 혐의에 대해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진술에서 "최고의 선수로 육성하고 싶었는데, 잘못된 지도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상처를 줘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또한 조 전 코치는 성폭력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조 전 코치 측은 "이후에 그런 어떤 성적인 부분은 없었다는 점을 1차 조사 때도 밝혔다"며 관련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심 선수 측은 반발하고 있다. 심 선수 측 변호를 담당하고 있는 임상혁 변호사는 "성폭력이 장기간에 이루어졌고 그것을 모두 부인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어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수사와 재판을 빨리 끝내는 것이 선수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심 선수는 현재까지 수사 기관의 피해자 조사에 모두 응했고, 관련 자료도 제출한 상태다. 오는 30일 상습상해 사건의 재판에 대해 판결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며, 성폭력 사건은 별도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임 변호사는 "수사가 끝나는 대로 법원에 기소될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성폭력 혐의가 충분히 소명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것과 관련한 재판 선고가 오는 30일 이뤄질 예정이다. 성폭행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가 끝나는 대로 기소될 예정이다. /임영무 기자

◆30일 상승폭행 선고공판…성폭행 사건은 별도 수사

앞서 심 선수의 아버지는 방송을 통해 심 선수가 올림픽을 앞두고 구타당했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심 선수의 아버지는 "(조 전 코치가) 스케이트 선수 허벅지와 허리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석희가 의식을 완전히 잃어서 쓰러질 뻔했는데, 쓰러지지도 못했다"며 "머리채를 잡힌 상태로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정도로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심 선수가 입던 옷에 머리카락 뭉치가 빠져 있을 정도로 심한 폭행이 가해졌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심 선수 아버지는 "제가 봤을 대는 죽으라고 때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 선수의 아버지는 이러한 폭행을 견디지 못한 심 선수가 선수촌을 뛰쳐나가자 조 전 코치를 찾아간 상황을 설명하면서 "조 전 코치에게 '선생님 뭐 하십니까. 애 안 찾고'라고 말했지만 조 전 코치가 '법대로 하세요. 혼자 안 죽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줬다.

이후 심 선수와 가족의 상태에 대해 임 변호사는 "심 선수와 아버지 등 가족은 이 사건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괴로움으로 자주 밤을 새우고 있으며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moon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