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군인' 김 일병, 실탄·총기 받아 근무 투입… 혼자서 화장실 향하는 모습 CCTV 확인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군 당국이 18일 얼마 전 강원도 양구군 동부전선 모 전방사단 GP(감시초소) 내 화장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김모(21) 일병 사건과 관련 수사 상황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사건이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등의 억측이 이어지자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김 일병은 지난 16일 GP 통문에서 실탄이 든 탄알집을 받아 총에 넣은 뒤 야간경계근무에 투입됐다. GP에 도착한 김 일병은 열상감시장비(TOD) 관측 임무를 위해 상황실에 들어가기 전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한 뒤 혼자서 간이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
군은 김 일병이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선 사망자 총기(K2) 1정과 탄피 1개가 발견됐고, 다른 인원의 총기와 실탄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군은 부대 내 보관중이던 김 일병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조사해 김 일병이 최근 포털사이트에 '군인 총기자살', 'K2 총기자살' 등 검색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은 전날 유가족 입회 하에 현장감식 등을 했고 오는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군 관계자는 이날 "이번 사망 사고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발생한 시기가 남북이 비무장지대 경계를 풀고 GP를 철수하던 과정이었기 때문에 의혹은 더 커졌다. 북측 소행설과 함께 북한과의 관계로 인해 정부와 군이 사실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그러나 군은 사건 이후 일관되게 "대공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럼에도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억측이 생산되자 수사상황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lws2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