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성차별·성폭력 해결 촉구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서 교내 성폭력 규탄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집회가 열렸다. 교사들의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의 일환이다.
전국 30여 개 학생 단체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인 3일 오후 2시부터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교내 성차별·성폭력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선 것이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교복과 마스크 차림으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학교와 사회에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주최 측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여학생들에게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부당한 위계질서를 기억한다"며 "학교가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부당한 권력 행사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학교 교사로부터 "여자는 허리를 잘 돌려야 한다". "예쁜 아이는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교사들에게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스쿨 미투'가 공론화되거나 화제가 되지 않으면 사건이 묻히거나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2차 가해 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주최 측은 또한 전국 각지에서 피해를 당했다고 고발한 학생들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피해 사례와 고발문을 다른 참가자가 대독하는 방식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또한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으로 '연대'의 의미를 담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이 끝난 후 마무리집회에서는 자유발언을 통해 '스쿨미투'의 공론화와 확실한 처벌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쿨미투'는 지난 3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자고등학교 졸업생 96명이 국민신문고에 남자 교사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주최 측은 오는 18일 오후에 대구 동성로에서 2차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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