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6일엔 女 27일엔 男 '성 갈등' 고조

지난 7월 7일 오후 혜화역에서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열리고 있는 모습. /더팩트DB

'성 대결의 장' 돼 버린 혜화역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혜화역에서 여성과 남성이 각각 성차별 문제를 놓고 시위를 벌인다. 혜화역이 마치 성 대결의 장(場)이 된 모양새다.

6일엔 여성 시위가 27일엔 남성 시위가 열린다. 애초 혜화역 시위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몰카 사건 편파 수사에 반발하며 지난 5월 19일부터 열렸다. 6일 3시부터 열리는 집회는 벌써 다섯 번째 집회다.

홍대 몰카 사건은 홍대 회화과 누드 스케치 수업의 남성 누드모델의 얼굴과 성기가 담긴 사진이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출돼 논란이 된 사건이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촬영·유포자인 여성 모델 A씨가 붙잡혔고 A씨는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시위를 주최하고 참석한 여성들은 피해자가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 피해 사건과 달리 경찰 수사가 상당히 빨랐고, 가해 여성이 초범임에도 실형을 선고한 사실 등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한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CCTV 장면. /유튜브 갈무리

27일 남성 시위는 처음으로 열린다. 여성 시위가 홍대 몰카 사건으로부터 촉발됐다면 남성 시위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촉발제가 됐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전 한 곰탕집에서 남성 A씨가 여성 B씨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받은 사건이다. A씨 아내가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리면 알려졌다. '법원이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남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는 것이 아내의 주장이다.

이후 사건 당일 CCTV(폐쇄회로) 동영상까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남성들을 중심으로 법원이 여성의 말만 듣고 편파 판결을 했다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살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라는 남성 단체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27일 혜화역 집회를 계획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남녀 간의 성 갈등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내놓는다. 이미 각 성별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상대 성을 향한 인신공격과 무차별적 비난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남녀 성 대결 문제가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6일) 혜화역 시위엔 주최측 추산 1만5000여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문자 총공'이라는 새로운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현직 국회의원에게 '여성 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함께 보내는 퍼포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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