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메르스 환자 발생 '충격'…밀접 접촉자만 20명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3년 만에 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팩트 DB

보건당국 "메르스 확진 환자 A씨와 접촉한 의료진 등 20명 자택격리 조치 예정"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에서 3년 만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환자가 발생해 검역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총 20명이라고 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오후 7시 30분 긴급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4시 메르스 환자로 의심됐던 서울 거주 A씨(61·남)를 메르스 환자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관련 브리핑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맡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씨는 올해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출장 업무를 위해 중동 지역의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을 다녀왔다가 이달 7일 귀국했다. 그러나 A씨는 입국 직후 발열 및 설사, 가래 등의 증상을 보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직접 방문했다.

삼성서울병원은 A씨가 병원에 오자 즉시 응급실에 있는 선별 격리실로 격리해 진료했고 진료 결과, 발열과 가래, X선상의 폐렴 증상이 확인돼 보건당국에 신고 조치를 취했다.

병원은 이후 질병관리본부에서 A씨를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이날 오후 4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A씨에 대해 메르스 검사를 시행한 결과 A씨 증상이 메르스라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해본 결과 총 20명이라고 전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항공기에 같이 탑승한 밀접 접촉자 10명,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며 추가 접촉자 조사는 진행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이들 20명이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에 메르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음을 통보했고 자택격리 등 조치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또 각 지자체 보건소를 통해 이들 20명을 메르스 최대 잠복기간인 14일 동안 자택에서 움직일 수 없게 조치했다. 이를 통해 이들의 체온 측정 및 증상 발생이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감염자 상황 및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밀접 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에 접촉했던 사람이며 같이 생활하거나 같이 있었던 사람들이 포함된다"며 "환자 입국 후 동선과 접촉자 명단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지자체는 입국 이후 접촉자에 대한 조사와 관리를 통해 국내에 메르스가 전파,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반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중동 국가 방문 시에는 낙타 접촉, 낙타고기나 생우유를 섭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의료기관 방문할 때 주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메르스는 2015년 기준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1167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중 500여 명은 사망으로 이어졌다. 환자와 사망자 대다수가 사우디아라비아(1010명 감염, 442명 사망)이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76명 감염, 10명 사망), 요르단(19명 감염, 6명 사망), 카타르(13명 감염, 4명 사망) 등 대부분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카타르를 경유해 바레인에서 입국한 B씨가 국내 첫 메르스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한 달여만에 감염자가 186명이 넘었고 38명이 사망했다. 2차 감염에 이은 3,4차 감염자까지 속출했으며 중동에서도 유례가 없던 10대 환자와 임산부 감염자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다시 등장하며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한편 메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 질환으로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 감염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전까지 사람에게서 발견되지 않던 새로운 바이러스로 명확한 감염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 전문가들은 낙타나 박쥐 등 동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이종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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