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 1명 실종-2명 부상 인명피해 남겨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빈수레처럼 요란했던 태풍 솔릭.'
지난 8일간 한반도를 긴장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제19호 태풍 '솔릭'이 24일 오전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16일 첫 발생한 솔릭은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했다. 제주도를 지날 때까지만 해도 위력이 상당해 한반도를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 넣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태풍 '솔릭'이 남긴 8일간의 행적을 되짚어 봤다.
16일 태풍 솔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지자 많은 이들은 내심 절정에 달했던 무더위를 식혀줄 '가뭄 속 단비' 같은 태풍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태풍 솔릭이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반도를 그것도 대각선으로 관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특히 한미일 3국이 태풍 솔릭의 예상 진로와 세력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22일 일본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전남 해안 쪽에서 동쪽으로 크게 전향해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태풍 솔릭 이날 늦은 밤 전남 신안을 통해 상륙한 뒤 호남과 충청, 강원으로 이어지는 경로로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22일 낮 12시. 태풍 솔릭이 경기만으로 내륙에 진입한 뒤 휴전선을 따라 진행하다 북한 원산 쪽에서 동해로 빠졌다 다시 함북 쪽으로 재상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다 오후 6시, 우리 기상청과 마찬가지로 서해안 중부로 상륙해 서울 쪽으로 진행할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다음 날인 23일 낮 12시에는 태풍 솔릭이 24일 새벽 충남 보령 인근으로 상륙해 강원 북부지방을 통해 동해로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초속 35m(시속 126km)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하며 서귀포 서쪽 약 11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8km의 느린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면서 "24일 새벽 3시 변산반도 앞바다를 거쳐 전북 부안으로 상륙한 뒤 오전 4시 김제, 오전 5시 익산과 논산, 오전 6시 대전, 오전 7시 청주, 오전 8시 괴산과 증평, 오전 9시 충주, 오전 10시 제천, 오전 11시 영월, 낮 12시 평창을 거쳐 오후 2시쯤 강릉과 양양 사이 동해로 진출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태풍의 경로와 속도를 두고 충남 태안반도부터 전남 영광까지 100km의 오차가 있을 정도로 태풍 솔릭의 변화무쌍했다. 느린 속도와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 그리고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태풍 솔릭의 북상에 최악의 피해를 낳았던 태풍 루사와 태풍 곤파스의 악몽이 오버랩되며 태풍 경로 지역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상륙 하루 전이던 22일 태풍 솔릭은 위용을 과시했다. 스치듯 지나친 일본 규슈에서는 수천 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제주도는 상륙도 하지 않았는데 초속 62m의 강풍이 불었다.
결국 태풍은 목포 부근을 통해 23일 오후 11시쯤 한반도에 상륙했다. 첫 발을 내딛은 남해안 일부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있었지만, 이후 내륙을 관통하면서 태풍 솔릭의 세력은 크게 약화됐고, 우려는 쓸데 없는 걱정으로 끝났다.
태풍 솔릭은 결국 실종 1명과 부상 2명이라는 안타까운 인명피해를 남기고 12시간 만인 24일 오전 11시쯤 한반도를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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