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 "시진핑, 김정은에게 '美에 한미훈련 중단 요구' 제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7~8일 다롄(大連)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라고 제안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3월 26일 방중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모습. /노동신문 갈무리

미국인 3명 석방 대가로 요구…트럼프 주장과 배치

[더팩트 | 김소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7~8일 다롄(大連)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국 측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요청하라고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7일 중국 베이징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요구에 이해를 표시했다"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중국의 생각이 반영된 모양새"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시 주석과 만났을 때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3명을 풀어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근거한다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찬성 의사를 표했다.

시 주석은 그 대가로 미국에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평양으로 돌아간 다음날 미국인 3명을 석방했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를 외국 언론에 공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자신의 제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아사히 신문의 이같은 보도는 그동안 알려진 내용과 상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것은 나의 제안이었다"며 "협상을 하면서 워 게임(War game)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훈련 중단으로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사히 신문은 한미 연합훈련은 중국에게도 큰 관심사였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해 온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자국 안정 보장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할 것을 요구해 왔다. 아울러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반도 배치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아사히 신문은 중국이 한반도 안정을 이유로 북미 협상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 배경에 주한 미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사히는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이동하기 위해 "중국기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이 이를 수락, 비용도 중국이 부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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