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현장] '실체 없는' 낚시부담금에 울상 짓는 낚시인들(영상)

해양수산부가 지난 5일 밝힌 낚시이용부과금에 대해 낚시인 및 낚시어선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낚시인 조현수 씨 제공

낚시부담금 반대 낚시인 국민청원 1만 명 넘어서…정부 논란일자 "확정 아니다"

[더팩트=변지영 기자] 정부의 '낚시 이용부담금제' 도입 방침에 대해 낚시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용금 부과 방침만 밝힌 뒤 구체적 사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용금의 부과 범위에 대한 소문만 커지며 낚시어선 업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해양수산부(해수부)는 지난 5일 열린 '3관 혁신 TF' 전체회의에서 수산분야 혁신과제 중 하나로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 방안을 밝혔다. 낚시 문화 개선 계획을 포함한 12개 과제에는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를 비롯해 포획량 제한, 낚시로 포획한 수산물의 상업적 판매 금지 조치 등이 담겼다.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 방안은 낚시를 즐기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내고 한정된 기간에 특정 장소에서만 할 수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수산자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낚시 문화 성숙을 위해 낚시 이용부담금제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명분은 고갈되는 수산자원 보호다.

해수부는 "규제 대상은 민물·바다 낚시 전부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수산자원 보호를 위한 낚시 이용부담금은 낚시어선을 이용하는 낚시인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낚시인들은 합리적인 방향에 한해 낚시이용부과금을 낼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조획량 제한에는 특히 반발했다. /낚시인 조현수씨 제공

◆어민들, 낚시 어선 지나가고 나면 문어 씨 말라

실제 바다 낚시인이 몰리는 갯바위 인근 어촌은 일부 낚시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와 납을 끼운 낚시용품 때문에 어족자원이 고갈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조진석(59) 자망협회장은 "작년 4월에 낚시어선들이 문어연승낚시를 했는데 낚시어선들이 낚시관광객을 태우고 거진·대진 등으로 원정에 나서면서 문어가 씨가 말라 마찰이 심해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어민들은 생계 터전이지만 낚시 배들은 객지에서 잠시 레저를 즐기고 가는 이들이 한 배당 100㎏ 정도씩 포획해 어족자원이 고갈돼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했다"며 "포구에 쓰레기를 누적하고 미끼 찌에 걸은 납이 돌에 끼면 녹으면서 석화 현상이 생겨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한다"고 했다.

수산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양은 연간 5만 톤에 이르며, 참돔 24㎝, 넙치(광어) 21㎝, 볼락 15㎝ 등 어종마다 치어를 보호하기 위한 방생 기준과 포획 금지 기간이 있지만 실제로 지켜지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포획 금지 어종과 방생 기준을 숙지하지 않는 낚시인들로 인해 어민들은 "낚시 때문에 자원이 고갈된다"며 지자체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낚싯배 업주·낚시인들, “이용금 부과는 시기상조”

반면 낚시인들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낚시인 이재우(32) 씨는 "이미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낚시관리법은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존규제도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면서 낚시인들이 해양생태계를 해치고 자원을 고갈한다는 말은 과장"이라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낚시이용부담금에 대해서는 "기꺼이 낼 의사가 있다"며 "다만 선행규제가 잘 집행됐을 때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낚시인들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에 대해선 "성숙하지 못한 일부 낚시인들의 기준으로 모든 낚시인들을 단정짓는 것"이라며 "어민들의 생태계와 환경을 공유하는 이용금으로 일정 비용을 낼 생각은 있지만 포획량 제한과 장소마다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법"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정한 특정 장소에서 낚시를 하면 돈을 내야 하는 방침에 대해서도 한국 환경에 맞추지 않은 탁상공정이라고 비판했다. 낚시이용권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미국이나 뉴질랜드 등에서는 넓은 지형적 특징에 비례해 정해진 낚시 장소들이 있지만, 국내 낚시인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장소를 옮긴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경우에는 어디에 낚시 이용금을 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조획량 제한은 오히려 특정 지역에 낚시인들이 쏠리는 부작용을 낳고, 낸 세금만큼 조과를 기대하는 낚시인들의 욕심도 커져 오히려 해양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낚시 이용부담금이 본격 실행될 경우 낚시인들은 기존 선비 외에 별도로 부담금을 내는 등 이중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선상 낚시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낚시 이용부담금이 본격 실행될 경우 낚시인들은 기존 선비 외에 별도로 부담금이 가중되기 때문에 선상 낚시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pixabay

해수부의 낚시 이용부담금 부과 계획 발표에 낚시어선업계는 "국가가 낚시터 주인이 돼 이용금을 걷는 장사를 하려 한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낚시이용금 반대' 청원에는 10일 기준으로 10347명이 참여한 상태다.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1인당 갈치는 10마리, 주꾸미는 5㎏, 문어는 5마리 등'으로 제한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에 낚시어선 업주들은 "낚시인들이 갈치 열 마리 잡으려고 15~20만 원 주고 여수, 부산, 통영으로 가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명 낚시 방송인 FTV의 김승수 씨는 "해수부의 조획량 제한은 사실상 낚시가 어민들의 생계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해 이를 보호하려는 조치일 뿐"이라며 "태생적으로 해수부는 어민과 어업을 육성, 장려하는 주무부처이기에 낚시는 눈엣가시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해수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향후 낚시인 및 낚시 어선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낚시단체 총연합회 김동현 회장은 "현재 낚시요금 가격조차 정해진 바 없다. 정부가 확정지은 바가 없어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우나 부담금제가 확정된다면 합리적인 선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의사가 있다"고 했다.

hinoma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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