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부영 전 의원 등 200여 명 참석…영화 '1987' 출연진도 추모
[더팩트 | 김소희 기자] 고(故) 박종철 열사의 31기 추모식이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올해 추모식은 박 열사의 사건을 재조명한 영화 '1987'의 개봉으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이날 추모식에는 박 열사의 친형인 박종부 씨, 누나 박은숙 씨 등 유족과 고문치사 사건 축소 조작을 폭로한 이부영 전 의원, 최환 변호사, 한재동 전 교도관 등 사건 관련자,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 박 열사의 모교인 서울대와 부산 혜광고 재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인 '남영동 대공분실 시민의 품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조끼를 입고 참석한 이들도 있었다.
추모식은 민중의례, 분향 제례, 약력 소개, 추모사, 유가족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서울대 언어학과 후배가 추모시를 낭송하고 대학 동기 등이 추모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추모사에서 "1987년 6월 항쟁이 승리한 것처럼 보였으나 정치권이 협상하면서 그 성과는 왜곡 변질됐다"며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 수많은 민주열사의 혼백이 엄호하는 가운데 그동안 유예된 6월 항쟁의 개혁이 다시 전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1987년 당시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고문 경찰에 대한 진실을 외부에 전달했다.
김세균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장은 "박종철 열사는 가난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민주공동체를 꿈꿨다"면서 "박종철의 꿈을 되새기며 '헬조선'을 타파하고 우리들 모두를 일깨울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열사는 1987년 1월 14일 새벽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인근 하숙집 골목에서 경찰에 의해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로 강제로 끌려갔다. 같은 날 오전 11시20분께 대공분실 509호실에서 고문 끝에 숨졌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 앞서 전날인 13일 영화 '1987'에 출연한 배우 김윤석·강동원·이희준·여진구 등도 박종철 열사의 묘소 앞에서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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