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보다 마릴린 먼로 동상? 5500만원 조각상 논란

마릴린 먼로 동상 소양강변에 들어선 이유는? 지난해 12월 원주국토관리청은 강원도 인제 소양강변에 마릴린 먼로 청동 동상을 제작해 설치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SNS

마릴린 먼로 동상 제작에 5500만 원 투입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만인의 연인' 마릴린 먼로가 강원 인제군 소양강변에 등장했다. 소양강 근처에 5000만 원을 훌쩍 넘는 제작비를 쓴 '마릴린 먼로 동상'이 세워진 가운데, 해당 조각상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페이스북에 "강원도 인제군에 마릴린 먼로 동상이 세워졌다고 후배가 사진을 보냈다"며 모두 9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사진은 마릴린 먼로 청동 조각상의 제작부터 완성 과정을 담고 있다.

황 소장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해 말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의 하나로 인제군 인제읍 소양강변에 마릴린 먼로 동상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인제군 인제읍 합강·상동·남북리 일대 소양강변에 산책로와 생태관찰로, 광장,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61억 원이고 2016년 3월 착공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12월23일 SNS에 소양강변에 설치된 마릴린 먼로 설치됐다고 밝혔다. /황평우 소장 SNS

황 소장은 "마릴린 먼로가 미군기지에서 위문공연을 한 것을 기념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마릴린 먼로는 인제에 온 것이 아니라 단지 미군기지 하나에 온 것 뿐"이라며 "기념물은 집단의 기억인데 과연 마릴린 먼로가 역사성, 문학성, 지역 정체성 등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여러 누리꾼들도 황 소장의 뜻을 따르며 마릴린 먼로 동상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누리꾼은 "소녀상을 짓지 왜 마릴린 먼로 동상인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원주국토관리청은 "마릴린 먼로가 1954년 미군 부대 위문 공연을 위해 인제를 방문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고 밝혔다. 동상은 영화 '7년 만의 외출' 속 뉴욕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치마를 붙잡는 마릴린 먼론의 대표적 포즈를 형상화했다. 이 동상 제작과 설치에 약 5500만 원이 들었다. 아이디 'ab***'를 쓰는 30대 직장인은 "군에서 (마릴린 먼로 동상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의미의 동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마릴린 먼로 동상이 문제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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