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브 매장 성장 동력은?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이쯤되면 'B급의 반란'이다.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흠집이 생긴 상품이나 매장 전시 상품, 반품 상품 등을 의미하는 '리퍼비시드 프로덕트(refurbished product)'를 취급하는 리퍼브 매장의 성장세가 놀랍다.
리퍼브 매장은 과거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가구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일반 의류나 생활용품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만큼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퍼브 매장의 호황 뒤에는 급증한 온라인 쇼핑이 자리하고 있다.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해 4월 기준 온라인 쇼핑액은 5조181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4월 온라인 쇼핑액은 6조750억원으로 1년여 사이 무려 1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런 성장세는 모바일 쇼핑 비중 확대가 견인했다.
온라인 쇼핑 확대의 이면에 어두운 면도 있다. 간편한 소비가 장점이지만, 실물을 보지 못한 채 구매한 물건이다보니 반품도 많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신한카드 이용 고객 1033만 명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191만 명(18.5%)가 반품 이력이 있었다. 온라인 쇼핑족 5명 중 1명은 반품을 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3번 이상 반품한 고객도 51만 명에 달했다.
쌓여가는 반품은 골칫거리다. 기능면에서 새 제품과 차이가 없지만 단순 흠집 등으로 상품성을 잃으면서 버리지도 그렇다고 팔지도 못하는 '계륵'이 된 것이다. 이런 틈새를 리퍼브 매장이 파고 들었다.
신한카드 분석 결과 리퍼브 시장은 2013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커졌다. 신한카드에 등록된 80개 리퍼브 매장을 기준으로 2013년 1월 이들 매장의 매출은 2800만원 수준이었지만, 4년 만에 10배에 육박하는 매출 신장을 보였다. 올해 1월 기준 리퍼브 매장의 매출은 1억9500만원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리퍼브 전문 매장인 올랜드아울렛은 2010년 개점 후 7년 만에 전국 15개 지점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리퍼브 매장은 '현명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졌고, 최근에는 결혼비용을 줄이려는 신혼부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단체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리퍼브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은 리퍼브 제품의 경우 새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더 꼼꼼하게 물건을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하자가 있는 B급 상품인 만큼 환불이나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온라인으로 리퍼브 물건을 구입했다가 결함을 발견할 경우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다툼의 여지가 크다.
좋은 물건을 싸게 산다는 만족감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면 좀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제품을 살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