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송선미 남편 청부살인' 30대男 혐의 부인…檢이 내민 증거는?

배우 송선미 씨의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살인교사 혐의를 부인했다. 살인을 지시하지도, 살인을 대가로 금품을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도 없다는 주장이다. /더팩트DB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거액 자산가인 할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던 배우 송선미씨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모 씨가 수사 과정부터 계속하여 살인교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통신기록과 살해범 조모 씨의 자백을 증거로 곽 씨에 대해 '살인교사'로 기소했지만, 곽 씨 측은 '무고'를 주장하면서 오는 15일 시작되는 1차 공판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된 곽모(39)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살해범 조모 씨에게 살인하라고 시킨 적도, 그 대가로 거액을 약속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씨의 살인 범행에 관여하거나 사전에 인지한 사실도 없어서 어떤 경위로 사건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향후 재판을 통해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송 씨의 남편인 영화 미술감독 고모 씨는 지난 8월 21일 서울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조 씨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에 붙잡힌 조 씨는 "정보를 주는 대가로 2억 원을 받기로 했지만 1000만 원만 줘서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물 분석을 통해 조 씨가 흥신소를 통해 조선족을 동원한 청부살인 방법, 암살 방식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곽 씨 역시 살인 발생 직후 '살인교사죄, 우발적 살인' 등을 검색했고 조 씨에게 '필리핀 가서 살면 된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조 씨는 처음에는 '농담으로 한 말'이라며 청부살인을 부인했지만, 결국 "살인교사를 받았다"고 검찰에 자백했다. 특히 사망한 고 씨의 매형인 이 사건 담당 변호사까지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거절했으며, '변호사 앞에서 피해자를 죽여 겁을 줘라'란 지시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놓았다.

곽 씨가 살인교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조계에서는 피고인과 검찰이 곽 씨와 조 씨의 휴대전화, 노트북 분석 자료 그리고 조 씨의 자백 진술에 대해 치열한 증명력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DB

결국 검찰이 쥐고 있는 증거는 조 씨와 곽 씨의 휴대전화, 노트북 분석 자료 그리고 조 씨의 자백 진술이다. 지난달 살해 혐의로 기소된 조 씨는 자신의 재판에서도 "살인 범행과 이를 부탁받은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내밀고 있는 증거들을 '정황증거'로 보고, 곽 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승백 변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나온 증거들은 조 씨의 증언과 복구된 데이터이다. 두 가지 모두 증거로 쓰이는데 둘 중 하나라도 증거가 명확히 있으면 혐의가 인정 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곽 씨의 변호인이 무죄를 주장하는 건 증거를 모두 탄핵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이어 "조 씨의 진술이 들어간 조서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만약 곽 씨 측에서 이에 대해 부동의 하면 조 씨는 검찰의 증인 신청으로 '증인으로서' 곽 씨의 법정에 나와야 한다"며 "곽 씨 변호인은 조 씨의 진술을 탄핵시켜서 증명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검찰 수사 과정에서 복구된 데이터에는 곽 씨가 조 씨에게 '살인하라'는 등 직접적으로 살인을 교사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검찰의 가장 핵심 증거는 조 씨의 진술이다. 재판이 이제 시작되고 검찰에서 추가로 '어떤' 데이터를 밝힐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변호인 측이 섣불리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살인교사는 무거운 죄이기 때문에 재판과정에서 양측이 엄격하게 다툴 것"이라며 "검색기록도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양측은 살인 혐의를 받는 본범의 진술을 다투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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