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인적쇄신 하겠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8일 첫 출근길에서 해고자 복직과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최승호 사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노사 공동재건위원회' 구성 등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최승호 사장은 "여러 부패와 권한 남용 사례에 있어 책임 있는 분들에 대해 노사 공동의 위원회를 통해서 응분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사장의 강력한 인적쇄신 의사 천명에 신동호 아나운서국 국장과 배현진 앵커의 거취가 주목 받고 있다. 최승호 사장은 신동호 아나운서와 배현진 앵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청산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제가 생각할 때 신동호 아나운서는 과거 아나운서국에서 무려 11명의 MBC 얼굴이었던 아나운서들이 떠나도록 만들었고, 열 몇 명의 아나운서들이 자기 일을 못하고 부당 전보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이 부분을 충분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현진 앵커에 대해 "지금 앵커를 맡고 있는데 그 부분은 보도본부에서 새로운 앵커 체제를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교체 의사를 피력했다.
최승호 신임 사장의 선임 소식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세간의 이목을 잡아 끈 '결정적 장면'도 나왔다. 7일 MBC의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는 최승호 신임 사장의 선임 소식을 전했다. 이 뉴스의 전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배현진 앵커였다.
배현진 앵커는 모두 20개의 뉴스 꼭지 중 10번째 소식으로 최승호 사장의 선임 사실을 알렸다. 그는 "MBC는 오늘 주주총회를 열고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신임 MBC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며 "최승호 신임 사장은 경북대를 졸업했으며, 1986년 MBC에 입사해 시사교양국 책임프로듀서 등을 역임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배현진 앵커는 "최승호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의 잔여임기인 2020년까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승호 사장이 MBC 파업 과정에서 해직됐으며 이후 MBC 파업사태를 알리며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등의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최승호 사장과 배현진 앵커는 악연이 있다. 최승호 사장은 8월 페이스북에 "자신이 영원히 MBC 앵커로 여왕처럼 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라는 글과 함께 양윤경 기자와 배현진 앵커의 이른바 '양치질 사건'을 소개했다. 앞서 양윤경 기자는 화장실에서 물을 잠그지 않고 양치질하는 배현진 앵커에게 '물을 잠그고 양치질 해라'고 지적했고, 이후 타부서로 발령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사장은 "MBC 앵커라고 수도꼭지 콸콸 틀어놓고 양치질해도 되냐. 양 기자는 여자 화장실에서 선후배에게 수도꼭지 잠그라고 권유하곤 해서 사내 미담 사례로 사보에 실렸었다"며 "화장실에서의 충고사건으로 선배 기자가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당하고 마침내 비제작 부서로 쫓겨나는 과정에서 배현진 씨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라고 물었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최승호 사장을 비롯해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등 사장 후보 3명을 대상으로 공개 면접을 진행하고 투표로 재적 이사 과반의 지지로 최승호 사장을 신임 MBC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야권 측 이사인 고영주,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 이사는 불참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어 2차 투표 끝에 최승호 사장이 최종 내정됐다. 이로써 최승호 사장은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에 참여했다고 MBC에서 해직 당한 지 1997일 만에 사장으로 금의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