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송년회 '폭탄주 주의보' 발령! '내 몸 망치는 시한폭탄'

다가오는 연말연시, 내 몸의 시한폭탄 폭탄주의 위험을 인식하고 올바른 음주습관을 갖춰야 한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애주가 테스트. '다음 중 폭탄주 이름과 제조 방법이 모두 일치하는 것을 전부 것은 고르시오.'

ㄱ. 보일러메이커 : 맥주와 위스키
ㄴ. 밤샷 : 맥주와 위스키
ㄷ. 요르시 : 보드카와 맥주 혹은 샴페인
ㄹ. 서브마린 : 맥주와 슈납스(독일의 소주)
ㅁ. 혼돈주 : 소주와 막걸리 그리고 사이다
ㅂ. 에너지주 : 에너지드링크와 양주

보기. ① ㄱ,ㄴ ② ㄱ,ㄴ,ㄷ ③ ㄱ,ㄴ,ㄷ,ㄹ ④ ㄱ,ㄴ,ㄷ,ㄹ,ㅁ ⑤ ㄱ,ㄴ,ㄷ,ㄹ,ㅁ,ㅂ.

폭탄주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폭탄주가 건강을 해치는 위험도 높다. /온라인 커뮤니티

정답은 몇 번일까. 답은 보기 ⑤이다. 여섯 개 보기 모두 처음 들어봤다면 아마 폭탄주를 즐기지 않거나 술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일 거다. 반면 보기 중 3~4개 이상을 알거나 맛 봤다면 애주가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애주가 테스트'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맥'은 너무 대중화 돼 보기에서 제외했다.

소맥을 제외할 만큼 폭탄주는 우리나라 술문화에서 대중화 됐다. 폭탄주는 과거 정치권이나 군부 등 특권층의 고유한 술 문화로 여겨졌지만 이제 음주자 3명 중 1명은 폭탄주를 즐긴다.

폭탄주가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독한 술에 순한 술을 섞어 알코올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 편하다는 점과 폭탄주 제조가 술 자리의 흥과 재미를 더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여겨져 동석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단합을 유도한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폭탄주는 이런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술이다. 특히 건강을 위협하는 말그대로 '시한폭탄'과 같다. 마시기 편하다는 점은 술에 대한 거부감을 낮춰 술에 입문하는 진입장벽을 낮춘다. 독한 술에 거부감을 줄여 청소년과 여성의 참여를 독려하는 성격이 있다. 여기에 이벤트적 성격은 '원샷'을 부르며 과음을 유도한다. 이는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을 넘어서는 술을 마시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폭탄주는 알코올 섭취량을 높여 더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알코올 섭취를 유도한다. /더팩트DB

폭탄주가 건강에 해로운 결정적 이유는 최소 두 종류 이상의 술을 섞었기 때문에 마시는 알코올 양이 늘어나고, 알코올이 몸에 가장 흡수되기 쉬운 14~15도 내외가 된다는 점이다. 맥주로 폭탄주를 만들 경우 맥주의 탄산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폭탄주는 '단시간에 알코올 흡수를 늘려 빨리 취하게 하며 이벤트적 성격 탓에 과음을 부르는 건강에 해로운 술'이다. 어쩔 수 없이 폭탄주를 마셔야 한다면 물을 섞어 마시길 권한다. 물이 알코올 흡수를 그나마 희석시킨다.

'약주'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하루 1~2잔 정도의 술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와인이나 항암성분이 들어있다고 알려진 막걸리도 하루 2잔 이상을 넘긴다면 더 이상 약주가 아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에너지 폭탄주'는 종전 폭탄주를 능가하는 새로운 위험이다. 젊은층 사이에서 고카페인 음료인 에너지 음료에 양주 등을 섞어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우리 몸에 백해무익한 행동이다.

고카페인 음료와 술을 혼합한 이른바 에너지주에 대해 미국과 호주 등은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사진 속 제품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음료 제조사 제공

고카페인 음료와 술을 섞으면 카페인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져 카페인 부작용이 나탈날 수 있다. 또한 일시적으로 정신이 맑아져 주량이 센 것으로 착각해 더 많은 술을 마시게 한다. 이로 인해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에너지 폭탄주로 인한 사망사고가 보고돼 각성제가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술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16세 소녀가 이런 이유로 사망하기도 했다. 호주 정부는 에너지 드링크와 술을 섞어 마시면 여러 종류의 마약을 복용하는 것과 같다며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폭탄주는 시한폭탄과 같다. 우리 몸에서 폭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문일환 이대목동병원 전 교수는 "에너지 폭탄주의 경우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높여 사실 빠릴 취하게 되지만 취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 울렁거림이나 졸림 등 신체 현상을 카페인이 일시적으로 완화 시킨다"며 "결과적으로 간이 해독할 수 있는 기준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일환 전 교수는 "간은 술을 잘 마시는 정도에 상관없이 흡수된 알코올 총량에 따라 손상을 받기 때문에 건강을 위한 음주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섞어 마시지 말고 식사를 충분히 하고 음식 섭취한 후 술을 마시고 작은 술잔을 이용하고 매일 연달아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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