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사우디 왕자의 갑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찰은 21일(현지시간) 리야드 북부 길거리에서 대낮에 패싸움을 벌인 혐의로 왕자 1명을 포함한 5명을 체포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들은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두 패로 나뉘어 몽둥이 등 흉기를 들고 폭언을 하며 싸움을 벌였다. 특히 왕자 일행 중 한 명은 기관총까지 꺼내들고 상대를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자 일행은 패싸움 직후 고급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진 영상으로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기관총은 압수됐다.
집단폭행 사건에 연루된 왕자는 지난 4일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의 장남 마슈호르 빈탈랄 왕자로 전해졌다.
동영상을 보면 정식 번호판을 달지 않은 왕자 일행의 고급 승용차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차는 마슈호르 왕자가 SNS 계정에 올린 벤츠 마이바흐 차종으로 임의로 단 번호판에는 'MTA-1'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이는 마슈호르 왕자의 SNS 계정 주소와 같다.
사우디 누리꾼들은 마슈호르 왕자 일행의 집단폭행 사건을 두고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꼬집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영상이 촬영되지 않은 곳에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겠는가", "형의 체포에 화가 행패를 부리는 거 아니냐", "사우디 왕가가 국민을 대하는 법"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이달 초 알왈리드 등 왕자와 전·현직 장관 40여명을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