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조아라 기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하루 전날 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관련 일정들이 줄줄이 밀릴 전망이다. 1992년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대입 학력고사가 미뤄진 적이 있지만, 1994학년도 수능이 시작된 이래 연기 사태가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험생은 59만3000명은 혼란에 빠진 상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5일 오후 8시2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16일 시행 예정이었던 2018학년도 수능 일정 연기를 발표했다. 교육 당국은 우선적으로 입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다음달 6일로 예정됐던 수능성적 통지일이 미뤄질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12월30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진행될 4년제 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수능 직후부터 시작되는 대학 수시 논술 전형도 연기될 수 있다.
특히 당장 오는 주말 논술전형이 예정된 경희대, 덕성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연세대 등 10여개 대학은 수능 이후로 논술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박춘란 차관 주재로 브리핑을 열어 수능 연기에 따른 후속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험지와 고3 수험생들 관리도 불분명해 져 일주일간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고3 수험생들도 일주일 동안 정상 등교하지만 수업 진행 여부는 결정하지 않은 상황인데, 각 학교에서는 이들의 학사일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능 시험지 관리를 위한 보안 일정도 불가피하게 늘어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새벽 시험지가 각 학교 고사장별로 배포돼야 하지만, 시험이 연기되면서 각 시도 교육청은 문제지를 보관장소에서 1주일 간 보관해야 한다. 때문에 경찰은 전국 85개 보관소에 하루 2교대로 경찰관 4명을 배치해 경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수험생들을 배려해 대중교통 증편 운행 계획과 관공서 운영 시간 계획에도 변화가 생긴다. 앞서 전국 공공기관, 금융기관, 교육기관, 회사 등은 수능을 이유로 운영시간, 출근시간을 조정한 바 있다. 교육부의 방침이 오후 늦게 발표되면서 전국 공공기관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증권 ·파생상품 ·일반상품시장 거래시간을 예정대로 오전 10시에 개장한다고 밝혔고 전국은행연합회 역시 은행이 기존에 공지된대로 오전 10시~오후 5시에 운영된다.
증편 운행 계획이었던 서울 지하철은 정상운영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1~8호선 지하철의 증편 운행 계획 및 비상대응 체계를 전면 취소하고 정상 운행할 계획이다. 다음주에 수능일에 맞춰 다시 비상대응 계획을 세울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