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홍대 버스킹 머리채남, 확실히 사과하라!'
이른바 '홍대 머리채 버스킹' 영상이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2일 오전 누리꾼 '일곱계절'은 SNS에 버스킹 단체 '하람꾼'의 거리공연 영상을 공개했다. 게시자는 "영상을 찍다 충격 받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홍대 버스킹 머리채' 영상은 거리에서 댄스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보이던 세 남성 중 한 명이 구경하던 여성 관객의 머리채를 잡고 마구 흔드는 장면을 담고 있다. 게시자는 "여자분은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보며 당황했다"며 "당황해서 말리지도 못했으며,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너무 심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홍대머리채남'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누리꾼들은 "버스킹을 가장한 폭력이다", "거리 공연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등 버스킹 공연팀을 성토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홍대머리채남'으로 지목된 임모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나는 당당하다"며 "내 공연을 맨 앞에서 즐기고 있던 사람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지, 지나가던 애꿎은 사람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 아니다"라고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임 씨는 "내게 머리를 잡힌 당사자가 사과를 요구해야 사과를 할 것"이라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불쾌해 했다.
임 씨는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14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과문은 몇 시간 만에 삭제됐다. 삭제 전 사과문에는 "머리를 다치지 않게 감싸잡고 함께 춤을 춘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많은 분들이 즐거워했던 퍼포먼스였기에 항상 해왔던 방식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대 버스킹 머리채' 영상 속 피해자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은 13일 네이트판에 '홍대 버스킹을 보다가 머리채 잡힌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더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 누리꾼은 임 씨가 '사과한다'며 '원래 그런 퍼포먼스이다', '당시 여성이 웃고 있었기에 괜찮은 줄 알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변명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주장하는 누리꾼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람들에게 전 큰 웃음거리가 됐고, 제 머리채를 잡고 흔들던 남성분은 '왜 갑자기 힘을 푸냐'며 제 반응이 이상하다는 듯 이야기를 했다"며 "사람들이 많은 그곳에서 너무 수치스러웠고, 제가 기분이 나쁘다는 걸 표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당시 기분이 무척 상하고 수치스러웠지만 증거가 없었기에 신고는 하지 않고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버스킹은 어느덧 우리 사회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서는 1년 365일 크고 작은 거리 공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 서울 청계천이나 부산 해운대의 경우 관광 명소라는 점과 맞물려 서울시와 부산시는 공연장까지 마련해 배려하고 있다. 버스킹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만큼 버스커(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공연 의식과 관중을 향한 예의와 배려도 함께 성숙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