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진 기자] 강원도 철원에서 진지 공사 후 부대 복귀 중에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맞아 사망한 육군 6사단 소속 이모(22) 상병은 도비탄이 아닌 유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측은 초기 조사 결과, 사망 원인을 '도비탄에 의한 총상'으로 추정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도비탄은 총에서 발사된 탄이 딱딱한 물체 등에 부딪혀 튕겨나간 탄을 말한다.

◆특별수사결과, '도비탄·직접 조준사격 불가능'

국방부 조사본부는 9일 "지난달 26일 6사단 소속 일병(사망 당시 계급) 사망 사건과 관련해 특별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그 결과, 인근 사격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상병의 사망 당시 계급은 일병이었으나 육군은 상병으로 추서했다.

조사본부는 "가스 작용식 소총의 특성상 사격시 소총의 반동이 있고 사격장 구조상 200m 표적지 기준으로 총구가 2.39도만 상향 지향되어도 탄이 사고 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다"며 "사격장 사선으로부터 280m 이격된 방호벽 끝부터 60m 이격된 사고 장소 주변의 나무 등에서 70여 개의 (유탄) 피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유탄인 것으로 판단됐다"고 부연했다. 유탄은 조준한 곳에 맞지 않고 빗나간 탄환을 말한다.

조사본부는 논란이 됐었던 도비탄 가능성에 대해 ▲탄두 충돌 흔적과 이물질 흔적 전무 ▲사입구(이 상병이 총탄을 맞은 우측 광대뼈 부위) 원형 유지 등을 근거로 "도비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 조준사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격장 사선에서 사고 장소 사이 거리가 약 340m로 육안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사본부는 "사격훈련부대가 이 상병이 속해있던 인솔부대의 이동 계획을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인 혹은 상해 목적으로 직접 조준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 '어이없는 사망 사고'…관계자 징계는?

이번 사망 사고에 대해 조사본부는 병력인솔부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관리부대의 안전 조치 및 사격통제 미흡 등이 복합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사고와 직접 관련된 병력인솔부대와 사격훈련부대의 지휘관들은 물론 사단장을 비롯한 상위부대 간부에 대해서도 징계조치가 예상된다.

조사본부는 사격훈련통제관으로 경계병에게 명확하게 임무를 부여하지 않은 최모 중대장(대위)과 병력인솔부대 간부인 박모 소대장(소위), 김모 부소대장(중사) 등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6사단 사단장, 참모장, 교훈참모, 교육훈련장관리관 책임간부 4명을 비롯해 사격훈련부대·사격장관리부대의 지휘관과 실무자 12명까지 초총 16명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과 지휘·감독 소홀로 육군에서 징계조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육군은 모든 사격장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안전 위해 요소를 선별해 보완할 계획이다. 강원 철원에 있는 해당 사격장은 현재 사용중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한편 국방부는 이 상병을 순직 처리하고 대전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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