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개 싸움이 사람 싸움이 됐다. 지난 8월 2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애견 카페에서 대형견이 작은 개를 물어 죽였다. 분노한 피해 견주가 "물어 죽인 개도 죽여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가해 견주와 애견 카페 주인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 결국 피해 견주가 협박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지난달 26일 <더팩트>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애견카페 반려견 죽음 사건의 책임이 누구에 있는지 물었다. 2시간여 동암 진행된 라이브폴에 모두 112명이 참여했고, 애견카페 주인의 잘못이 크다는 의견을 낸 사람이 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가해 견주의 잘못이라는 응답이 28명으로 뒤를 이었고, 피해 견주의 잘못에 표를 던진 이도 1명 있었다.
애견카페 반려견 죽음 사건은 지난달 21일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을 중심으로 퍼졌다. '사랑하는 애견이 애견카페에서 도살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글쓴이는 1분34초 분량의 CCTV 영상을 함께 올렸다. 8월 28일 오전 촬영된 영상은 대형견인 시베리안허스키 한 마리와 소형견 세 마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잠시 후 시베리안허스키는 소형견 비숑 프리제 옆으로 다가가더니 목과 머리를 물고 수 초간 흔들었다. 비숑 프리제는 최대 키 30cm, 몸무게 3~5kg 정도다. 반면 시베리안허스키는 최대 키 60cm에 몸무게가 30kg까지 나간다. 사망한 소형견은 목이 꺾인 채 버둥대다 급히 달려온 애견카페 종업원에게 들려 나갔다. 비숑 프리제는 두개골이 부서졌고 과다 출혈로 죽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달 22일 애견 카페 측은 SNS에 해명 글을 올렸다. 애견 카페는 "(피해 견주가) 무조건 시베리안허스키도 죽여야 한다고 했다. 사건 다음 날 오후 8시에 개 주인이 형과 함께 망치를 들고 찾아왔다. 사람을 풀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중국 동포도 매일 (집으로) 보내겠다고 했다"며 "결국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경찰을 불렀다"고 했다. 시베리안 허스키 주인이라고 밝힌 누리꾼도 온라인 상에 "다음 날 사과하러 갔는데 개 주인이 허스키를 망치로 죽여버리고 보상을 이야기하자고 했다"고 적었다.
결국 피해 견주는 업무방해와 협박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피해 견주가 둔기를 상 위에 올려 놓고 욕설과 고성을 지르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연행했다"고 밝혔다.
피해 견주는 경찰 조사에서 "두 달 전 유산을 한 아내를 위해 반려견 한 마리를 입양해 자식처럼 키웠다"며 "애견 카페 사장이 단순 사고이니 개 값을 물어주겠다고 한 말에 가장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허망하고 분하고 그렇게 간 반려견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