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분당 야탑역 음주 돌진 사고, 마약 의혹?

26일 오후 11시39분 경기도 성남시 야탑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한 만취 음주운전으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4명 중 1명이 중상, 3명이 경상을 입었다. 핏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사고 당시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야탑역=박대웅 기자

[더팩트ㅣ야탑역=박대웅 기자] "마약하지 않은 이상 저런 사고를 낼 수 없다."(liebe****)

만취한 30대가 음주운전을 하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4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을 다치게 했다. 이 중 20대 피해자는 중상을 입었다. 이른바 '야탑역 만취 벤츠 음주운전'으로 불리는 이 사고를 두고 누리꾼들은 "살인미수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미친 거 아니냐" 등 운전자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더팩트>는 27일 사고 현장을 찾아 마약 투약 여부 등 '야탑역 만취 벤츠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한 내막을 들여다 봤다. 사고 현장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분당선 야탑역 3번 출구를 나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자 사고 현장은 간밤의 광란의 질주를 잊은 듯 평온하기까지 했다. 십수여 대의 버스들이 버스정류장을 따라 쉬지 않고 줄지어 들어왔다. 승객들도 혹여 버스를 놓칠라 종종걸음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잰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사이로 '위험', '안전제일'이라는 글귀가 선명한 빨간 띠가 둘러쳐진 버스정류장만이 지난 밤 처참한 사고 현장을 증언하고 있다. 사고 현장을 좀 더 자세히 둘러 보니, 사고 여파로 나뒹굴던 유리 파편과 차량 잔해들은 말끔하게 치워졌으나 핏자국으로 보이는 흔적과 이를 지우기 위해 뿌렸던 것으로 보이는 모래가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가늠하게 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38세 벤츠 운전자 정모 씨는 26일 오후 11시39분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야탑역 3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을 덮쳤다. 이 사고로 버스를 기다리던 22세 A씨가 중상을 입고 3명이 경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편도 5차로 가운데 1차로를 달리던 정 씨는 앞서가던 택시가 끼어들자 미처 피하지 못하고 택시를 추돌한 뒤 정류장으로 돌진했다. 정 씨는 사고 직후 차를 몰고 달아났다가 1.5km가량 떨어진 막다른 골목길에서 쫓아온 시민과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측정 결과 정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61%로 나타났다.

26일 발생한 분당 야탑역 벤츠 만취 음주운전 사고 여파로 버스정류장의 유리창이 파손돼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야탑역=박대웅 기자

사고에 앞서 정 씨는 야탑역 인근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술자리를 마치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 과정에서 앞에 세워진 다른 차의 범퍼를 훼손했다. 정 씨는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려 했고, 이를 저지하는 피해 차주를 치고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 뺑소니를 한 셈이다.

이후 정 씨는 버스정류장을 덮쳤고, 뺑소니 피해 차주를 포함해 택시기사와 무고한 시민 4명까지 모두 6명을 다치게 했다.

현장을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사고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과 만취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수시로 버스와 차량의 이동이 잦은 도로에서 편도 1차선을 주행하던 차량이 버스정류장을 덮친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술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마약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분당경찰서는 "마약 등 술 이외의 사고 원인은 없느냐"는 <더팩트> 취재진의 물음에 "마약 복용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분당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과 서태호 과장은 "술을 많이 먹은 것 이외 마약 등 다른 의혹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순 만취 음주 교통사고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사고를 일으킨 남성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검거 당일 조사하지 못하고 27일 오후 2시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며 "자세한 사고 원인 등은 더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음주운전 가해자도 피해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태호 과장은 "가해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음주운전 및 도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상해 등 음주 뺑소니범으로 처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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