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대중가요의 가삿말로 '사랑'과 '이별'만큼 흔한 소재는 없다. 이중에서도 '사랑'이란 단어를 빼놓고는 아예 설명할 수조차 없다.
국내 대표 대중가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KBS1 '가요무대'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노래 소재는 '사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트로트 가수 이자연이 22일 공개한 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방송통신 융합학과) 석사논문 'TV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대중가요의 특성에 관한 연구'(KBS <가요무대>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사랑'에 대한 노래가 913회(46.6%)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이별' 관련 노래는 428회(21.9%), '사회' 561회(28.7%), '인생'296회(1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요무대'는 1985년 11월 4일 월요일 밤 10시 1회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년간 총 1500여회 이상 방송되며 무려 2만4000여곡이 불려졌다. 초대 조의진 PD를 비롯해 현재 이재우, 조성호 PD까지 역대 31명의 PD가 연출을 맡은 장수프로그램이다.
가수 이자연 석사논문, '대중가요의 특성에 관한 연구'(KBS <가요무대>를 중심으로)
이자연은 첫회부터 KBS '가요무대' 프로그램 큐시트를 활용해 1986년부터 2016년까지 약 30년간 어떤 노래가 많이 등장했는지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체계적 표집 방법 이용해 1986년, 1991년, 1996년, 2001년, 2006년, 2011년, 2016년도의 3월, 6월, 9월, 12월의 '가요무대' 프로그램의 편성된 총 1958곡의 제목 및 실연한 가창자의 자료를 수집했다)
'사랑'을 노래한 트로트 중에서도 애정관계가 종결된 상황에서 이별의 상황에 대한 슬픔, 아픔, 상처, 혼자에 대한 두려움 및 불안, 기다림 등의 '이별'과 관련된 곡이 24.6%(341곡)으로 가장 많았고, 이별 후에 홀로 연애 당시의 추억과 감정을 회상, 그리움, 외로움 등 '추억' 관련 12.4%(172곡),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서 일어나는 상황을 노래한 '연애' 관련 9.5%(132곡) 순으로 나타났다.
계절별 대중가요의 주제 변화 양상을 보면, '사랑'과 '인생'에 대한 노래는 각각 245회(53.7%), '인생' 84회(18.4%) 등으로 3월(봄)에 주로 나타났고, 6월(여름)에 '사회'를 주제로 한 노래가 245회(47.7%)로 많이 불러졌다.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이 불려진 곡은 '전선야곡', 가장 많이 불리운 곡의 가수는 남인수, 이미자, 현인, 나훈아 순이었다.
또 방송 프로그램에 가장 많이 출연해 실연, 가창한 가수는 주현미 51회(2.6%), 설운도 47회(2.4%), 현철 43회(2.2%), 최진희 33회(1.7%), 문희옥 31회(1.6%), 송대관 26회(1.3%), 하춘화 23회(1.2%), 이자연 22회(1.1%) 등의 순이었다. 장르적 특성으로는 트로트가 1384회(70.7%)로 압도적으로 많이 방영됐고, OST 124회(6.3%), 팝 121회(6.2%), 민요 114회(5.8%) 등의 순이었다.
이날 오후 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이자연은 "30여년간 대중가수로 활동하면서 우리 가요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불려지는지에 대한 실증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시작은 대수롭지 않게 했는데 막상 조사 분석을 하고보니 가요 역사 및 인물 변천사 등 광범위한 영역까지 다루는 만만찮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자연은 '찰랑찰랑'을 비롯해 '당신의 의미' '아름다운 사랑' '백세시대' '여자는 눈물인가 봐' '나만 생각하세요' '소근 소근' '사랑해요 어머니' '구름 같은 인생' 등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히트곡을 내며 30년 넘게 국내 트로트계의 한 축을 잇고 있는 롱런 가수다.
지난해 12월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내 워커힐 시어터에서 데뷔 30주년 디너콘서트를 가진 그는 "공부란 하다보면 끝이 없다더니 힘들면서도 뿌듯한 자기만족의 매력이 있는 것같다"면서 "내친 김에 트로트 가수 박사학위까지 도전할 각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