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2년된 아내, '알고보니 남편이 색맹이었다?'
[더팩트 | 백윤호 인턴기자] 결혼한 지 2년이 넘었는데 배우자가 자신의 '병'을 고백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달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색맹이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배우자의 색명 사실을 결혼한지 2년이 넘어서야 알게 된 아내의 사연이다.
아내는 "남편하고 결혼한 지 2년 됐다"며 "결혼하고 좀 지나서 색약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남편의 색약 사실을 안 건 석연치 않은 사건들 때문이었다.
아내는 "남편과 함께 양말 세트를 샀다"며 "양말세트 속 녹색 양말을 좋아해 남편에게 따로 빼 달라고 했다. 그런데 녹색양말은 하나도 없고 검정색과 보라색만 골라담아 놨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이 단순히 실수한 걸로 이해했다.
그런데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아내와 남편이 같이 상추를 씻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이 썩은 상추를 버리지 않고 골라놨다"며 "적색과 녹색이 약간 섞인 상추가 썩으면 빨갛게 썩는다. 그래서 왜 이걸 안 골라놨냐고 물으니 남편이 '왜?'라고 되묻더라"고 말했다. 아내는 녹색 양말 때 기억이 떠올라 계속 추궁했고 남편은 "적록색약"이라고 자신의 병을 밝혔다.
남편의 고백에 아내는 "일상생활에 문제는 없는 거 같아서 그냥 지나갔다"며 "그런데 문제는 아이를 낳고 이후였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옷 스타일을 가지고 말다툼이 일어났다"며 "'빨간 옷만 사는게 색약 때문아니냐. 검사를 받아 보자'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남편은 "색약이 아니라 색맹이다"며 "사람을 이상하게 취급한다"고 화를 냈다.
아내는 "(남편이) 색약이 아니라 색맹이었다"며 "안과 가서 정확히 어떤 증상인지 알고 싶고 치료도 받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그런 말은 듣지도 않는다"며 "날 속였다고 분하고 그런 건 없지만 병원도 같이 안 가려는 태도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적록색약은 적색과 녹색이 구분이 잘 안되는 병이다. 적색과 녹색 시각색소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며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은 빈도로 발견된다. 아예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병은 색맹이라고 한다. 색의 구분 정도에 따라 색약과 색맹이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