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매년 4월1일은 거짓말에 관대해지는 날, 바로 만우절이다.
만우절은 1564년 프랑스 샤를 9세(1550~1574) 시절 시작해 전 세계로 퍼졌다. 샤를 9세는 1564년 새 역법을 채택했고, 구 역법으로 3월25일을 새 역법에선 1월1일로 채택했다.
문제는 새 역법이 여러 이유로 구 역법의 마지막 날까지 계산하지 못했다. 구 역법과 새 역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날이 생긴 셈이다. 사람들은 이날이 되면 마치 새로운 해가 시작된 것처럼 축하 행사를 열었고, 그 날이 만우절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태생부터 거짓말 같은 만우절, 만우절 이날 거짓말 처럼 벌어진 '역대급' 5대 사건들을 정리해 봤다.
1. 장국영 사망(2003)
2003년 4월1일. 중화권 스타 장국영(1956~2003)이 홍콩의 한 호텔 객실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향년 47세다.
황망한 장국영의 죽음에 팬들은 쉽게 인정하지 못했고, 만우절 거짓말로 믿기까지 했다. 하지만 장국영의 죽음은 진실이었다.
장국영의 거짓말 같은 죽음을 아쉬워하는 팬들은 매년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을 찾아 장국영을 추모하고 있다.
2. 구글 1GB 이메일 서비스 시작
2004년 4월1일. 구글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발표를 한다.
"1GB 무료 사용이 가능한 G메일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당시 국내에서 100MB 안팎의 메일 용량이 무료로 제공됐던 점을 감안할 때 구글의 제안을 파격적이었다. 구글의 '퍼주기'(?) 메일 제공은 결국 구글을 선진 IT 기업으로 각인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재 구글은 15GB를 무료 제공하고 있으며 한달에 1.99달러(약 2500원)를 추가하면 100GB를 제공하고 있다.
3. 애플 창립(1976)
1976년 4월1일 글로벌 IT기업이 베일을 벗었다. 당시 21살이던 스티브 잡스와 25살이던 스티브 워즈니악 그리고 42살이던 로널드 웨인 3명은 소규모 컴퓨터 회사 애플을 창립하고 세계 최초 퍼스널 컴퓨터(PC) 시대를 열었다.
PC 개념이 미약했던 당시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애플1'은 부진한 판매고를 기록했고, 누구도 애플이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재미있는 건 애플 창업에 참여했던 웨인은 애플 지분 10%를 받는 조건으로 창립에 참여했지만 '애플1' 부진에 지분을 정리하고 사업에서 손을 떼며 스스로 복을 걷어 차고 말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애플 지분 10%는 한화 약 70조원 규모다.
4. 천호대교 버스 추락 사고(1988)
1988년 4월1일 오후 5시50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대교 남단 200m 지점에서 승객 54명을 태운 버스가 한강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9명이 사망하고 3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배차 간격에 쫓긴 기사의 과속과 천호대교 자체 결함, 부실 제작된 버스가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버스는 앞바퀴가 터지며 강물 아래로 추락했다.
안타깝게도 천호대교 버스 추락 사고에서 하굣길 집으로 돌아가던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정부는 이 사고를 계기로 버스에 재생 타이어(재활용 타이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다만 뒷바퀴는 예외로 했다.
5. 네덜란드 동성결혼 허용(2001)
2001년 4월1일. 네덜란드가 1989년 세계 최초로 동성 커플의 '결합'을 법으로 인정한 덴마크에 이어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 했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2003)와 스페인(2005), 남아프리카공화국(2006), 노르웨이(2009) 등이 동성 커플의 결혼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