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회당 400만~500만원을 받고 토익 시험에 대리 응시한 30대 회사원이 결국 쇠고랑을 찰 신세가 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토익 등 영어능력시험을 대신 봐주고 억대의 사례비를 챙긴 혐의(업무방해 등)로 외국계 제약회사 직원 김모(30)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또한 김 씨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한 대학생 신모(25)씨와 취업준비생 6명, 대기업 직원 이모(41)씨 등 회사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는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토익, 토플, 텝스, 오픽, 토익 스피킹 등 영어 능력 시험을 봐주고 회당 400만~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대리시험으로 1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투사로 복무해 영어에 능숙했다. 그는 의뢰자들에게 돈을 받고 시험을 쳐 토익 고득점 성적표를 안겼다.
수법은 치밀했다. 의뢰자로부터 받은 사진에 자신의 사진을 합성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재발급 받도록 한 뒤 이 신분증을 갖고 시험에 응시했다. 또한 갑자기 점수가 높아지면 의심 받을 것을 우려해 여러 차례 점수를 서서히 높이거나 시험 종목을 바꾸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의뢰자들은 조작된 점수를 취업이나 승진심사에 활용했다. 이 중 취업준비생 3명은 영어 면접 과정에서 영어 실력이 드러나 취직하지 못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 씨가 대리시험으로 번 돈 대부분을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