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16살 소년에서 어느덧 구순을 바라보는 88살의 전직 가미가제(자살특공대) 대원이 아베정권의 반성을 촉구했다.
교토에 사는 가토 아츠미는 지난 14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보낸 '소녀상에 눈물, '예과련(자살특공대 예비생)'이었던 나'라는 제하의 기고문에서 "공포는 누구나 다 안다"며 일본 정부의 성의있는 사과와 진심어린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츠미 씨는 최근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시민단체 등이 설치한 소녀상이 일본 정부의 요구로 철거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그는 "16살에 죽으러 갔던 소년인 나와 같은 또래의 소녀들, 갑자기 눈물이 복받쳤다"며 "일본군과 일본인이 얼마나 무자비하게 조선인을 취급했으며 차별했는지 죄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츠미 씨는 "죽음에 내몰린 소녀들의 비명이 내 귓전에 들리지 않을 리 없었다.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에게는 특공대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소년들에게 '죽으라!'고 명령한 무자비한 어른들은 사과하지 않는다. 죽으면 야스쿠니에 모신 뒤 '잘 죽었다'고 칭찬한다"며 "우리들은 쏟아지는 절망과 공포 가운데 놓여 있었다.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죽었는지 모른다. 조선 민족을 업신여긴 일본인에게, 소녀들이 느꼈을 공포와 암흑. 민족도 처한 입장도 다르지만 누구든 공포는 안다"고 강조했다.
아츠미 씨는 "우리를 죽게 만든 뒤 모른 척하는 저 권력자들. 지금 아베 정권의 권력자들은 '소녀상'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위안부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아베 정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NHK와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6일 일본 정부가 내놓은 부산 평화비(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해 "재작년 말에 위안부에 대해 합의가 성립했다. 이 합의는 최종적 불가결한 합의라고 양국이 합의했다. 일본은 합의를 실행해 10억엔을 전달했다. 다음은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것은 국가 신용의 문제다"라면서 부산은 물론 서울의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