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운영진은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부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의 끈질긴 추적과 수사로 소라넷을 둘러싼 논란도 조만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소라넷 최초 개설자 중에는 서울대 출신 등 명문대를 졸업한 수재들이다. 경찰에 따르면 소라넷을 처음 만든 핵심 운영진은 서울대 출신 A(45) 씨 부부와 또 다른 40대 부부 등 4명이다.
이들 부부는 사이트를 운영하며 막대한 재산을 모았고, 이를 이용해 호주, 미국, 인도네시아 등 외국 영주권을 취득해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도피 생활을 하며 테리 박, 케이 송 등 가명을 사용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소라넷은 지난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사이트로 시작했다. 소라넷은 초창기 성인소설 등이 중심이었으나 2003년 이후 각종 성인물과 몰카(몰래카메라) 등을 공유하는 사이트로 개편됐다. 이후 소라넷 회원은 약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하는 등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로 커졌다.
국내에서 소라넷 폐쇄나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당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석해 "미국 측과 소라넷 사이트 폐쇄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그러나 소라넷 운영자는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회원들에게 "성인들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라"는 쪽지를 보냈다. 또 "최근 들어 소라넷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고 있다. 21세기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성인들의 볼 권리와 알 권리를 막으려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수사를 비판했다.
이후 경찰은 소라넷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 경찰청 본청 사이버안전국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전문요원 15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경찰의 수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소라넷 운영진은 주요 카페와 게시판을 자체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 수사를 거듭하던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4월 네덜란드 경찰과 공조수사를 벌인 끝에 소라넷 핵심 서버를 폐쇄했다.
경찰의 추적과 각국 수사기관과의 연계가 긴밀하게 이어지자 소라넷 운영자는 지난 6일 SNS 계정을 통해 "소라넷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폐쇄합니다. @soranet 계정도 탈퇴합니다. 추후 서비스가 복구되거나 새로운 주소로 서비스할 예정이 없으므로 소라넷 서비스를 가장한 유사사이트의 홍보에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아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사실상 폐쇄를 알렸다.
운영진이 경찰에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17년을 이어온 소라넷과의 전쟁도 곧 끝이 보일 전망이다. 경찰은 소라넷 운영진 검거도 멀리 않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운영진 도피 국가 수사당국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라넷 운영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17년 만에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