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송강호 유아인 주연의 영화 '사도'가 6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중견 소설가 이재운이 전혀 상반된 시각과 논리로 영화의 한계를 지적해 관심을 끌고 있다.
소설 '사도세자'(책이 있는 마을)를 최근 출간한 이재운은 "영화는 짧은 시간에 많은 주제를 담아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진실이 가려진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 점에서 소설 '사도세자'는 전대미문 참극의 원인을 추적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서 "궁중 욕망의 뿌리가 수십년에 걸쳐 자랐다는 걸 알았고, 그것을 나이테 들여다보듯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미분하여, 소설로 적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도세자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서는 정신병적인 광인으로 기록된 반면 '조선왕조실록'이나 정조가 지은 '어제장헌대왕지문' 등에서는 태평성대를 꿈꾸는 성군 자질로 그려져 있다. 또 소설속의 사도세자는 15세에 대리청정에 나설 만큼 남달리 총명했고, 영조와의 관계도 원만했으나 당시 집권층의 권력을 둘러싼 음모와 수많은 인과의 사슬이 얽혀 결국 비정한 정치의 희생양이 된다.
소설 '사도세자', 영화 '사도'와 180도 다른 시각 접근 관심사
그의 소설은 이런 사도세자의 애민 실천의 꿈을 좌절당하며 운명 앞에 무너졌던 모습을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
그동안 제작된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는 사도세자 이선의 부인이자 정조 이산의 어머니이면서, 영조 이금을 왕으로 만든 노론세력의 대표 집안인 홍씨 일가의 혜경궁 홍씨가 임의로 쓴 책 '한중록'을 텍스트로 삼았다.
이 작가는 "'한중록'은 태생적으로 진실을 적을 수 없는 책"이라면서 "이 점을 고려해 소설 '사도세자'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듯 거짓되고 왜곡될 수도 있는 정사에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밝혔다.
영화나 드라마가 주인공 사도세자를 비극적인 가족사의 중심이라는 시각에서 보았다면, 소설 '사도세자'는 역사적 사실을 아주 치밀한 논리로 접근한다. 물론 사도세자가 중심에 있지만, 자의대비, 장희빈, 선의왕후, 정조 등 주변인물들과 역사적 정황을 통해 사도세자의 정당성을 설명한다.
이재운 작가는 충남 청양 출생으로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대학원을 졸업, '이순신' '정도전' '구암 허준' '소설 열하일기' '칭기즈칸' '거꾸로 보는 삼국지' 등 한국인의 역사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저작물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