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박 모 경위 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근무지에서 권총을 들고 장난하다 의경에게 실탄을 발사해 숨지게 한 박 모(54)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6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박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지난 25일 오후 4시 52분께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 생활관에서 자신을 빼고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소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들어 박 모(21) 상경 등 의경 3명을 향해 쏘는 흉내를 내며 장난치다 실탄을 발사해 박 상경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단 고의를 입증할 자료가 없어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추후 조사 과정에서 다른 혐의점을 발견하면 추가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이날 박 상경의 시신을 국가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인이 '좌측 흉부총상(심장 및 폐 관통)'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 사인 외 가혹 행위 등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과거 근무지 이탈과 품위손상행위로 두 차례에 걸쳐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박 경위는 사건 당시 경찰의 총기 관련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심지어 이 규정을 어긴 채 공포탄과 실탄을 장전해 놓았으면서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감사담당관실은 은평경찰서 측이 박 경위에 대한 영장을 신청하는 등 어느 정도 수사를 마무리하면 은평경찰서장 이하 지휘계통 전원을 대상으로 총기 관리와 총기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감찰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