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생식기 그려와"…학생 '성적수치심' 느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뜨겁게 달군 '자신의 생식기 그리기' 대학 교양과목 과제가 결국 철회됐다.
서울 H 대학교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한 학생이 교수가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과제를 내줘 '멘붕(정신이 무너질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태를 일컫는 신조어)'에 빠졌다는 글을 SNS에 올려 파문이 확산되자 해당 교수는 학교 측을 통해 "과제를 철회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공지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학생 A 씨는 지난 11일 올린 글에서 "'성과 사회' 수업을 강의하는 B모 교수가 학생들에게 거울과 '셀카봉'으로 찍어서(보고) 자기의 생식기를 그려오는 과제를 내줬다"고 설명하면서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멘붕'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솔직히 성희롱이 아니냐"며 "과제를 거부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식기 그리기 과제'와 관련해 A 씨와 비슷한 내용의 글이 12일 올라왔다.
여자 친구가 H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그는 "총 3개의 과제 중 하나가 생식기 그리기 과제고 나머지 두 개는 자위에 대한 생각인데, 오로지 자신의 경험에 의한 생각과 성감대를 써오라고 했다"고 썼다.
그는 "여자 친구가 저한테 이런(생식기 그리기) 과제가 나왔다면서 이 과제는 못하겠다고 했다"며 "솔직히 당장에라도 교수를 찾아가서 따지고 싶었지만, 여자 친구가 그러면 자기는 어떻게 하느냐면서 말렸다"고 밝혔다.
이 과제를 내준 교수는 여성으로 알려졌으며, 외부 강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교 측은 13일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해당 교수와 14일 오전에 과제의 취지 등을 들어 보는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사가 다른 일정 때문에 공식적인 미팅이 없었다고 다음 날 밝혔다. 이후에도 취재진은 해당 강사를 만나기 위해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학교 측은 문자메시지로 "과제는 철회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학생들에게 재공지할 것"이라고 강사의 말을 전했다. 현재 해당 대학교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올라온 원본 글은 삭제됐으나 SNS상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생식기 그리기 과제'를 두고 누리꾼 대부분은 "실제로 그려서 제출하라는 것은 성희롱 감이다"라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우리 학교도 비슷한 과제가 있었다" "원래 성교육에서 당연하게 보는 건데…숨기지 않고 자기 생식기를 볼 수 있다는 게 건강한 것"이라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