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사체를 뜯어 먹는 콘도르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이유가 소개됐다.
지난달 24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는 주로 썩은 고기를 먹는 콘도르에게 식중독이 발병하지 않는 이유가 소개됐다.
콘도르는 동물의 사체를 뜯어먹는데 이 과정에서 사체는 부패 과정을 거친다. 콘도르는 부패 여부와 관계없이 사체를 쪼아 뼈만 남을 때까지 먹는다. 이 과정에서 콘도르는 사체에 퍼져있는 탄저병균이나 클로스트리듐균 등의 세균이나 독소에 노출된다. 다른 동물의 경우 이러한 세균에 노출되면 병이 들거나 죽을 수 있다.
미국과 덴마크의 동물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콘도르의 건강 이유는 특이한 소화기관에 있다. 이 연구팀은 미국에 서식하는 검은대머리독수리 26마리와 터키 콘도르 24마리 등 콘도르과 조류 50마리의 세균군의 DNA를 조사했다. 이 결과 콘도르의 머리 부분에서 발견된 세균은 528종이지만 장 속에서는 76종 만이 발견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콘도르의 소화 기관은 섭취한 유해 박테리아의 대부분을 죽이고 세균과도 공존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마이클 로겐버크 박사는 "세균에 대처하기 위해 콘도르 체내에서 강력한 진화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철저한 소화 과정으로 세균을 대부분 죽이고 세균에 대한 내성도 발달했다. 다른 동물에 해로운 세균이 콘도르에게는 그렇지 않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더팩트ㅣ이정진 기자 sseou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