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르, 썩은 고기 먹어도 '죽지 않아'

콘도르 소화 기관의 비밀은? 콘도르가 썩은 고기를 먹고도 죽지 않는 이유가 밝혀졌다. 콘도르는 진화를 통해 세균을 죽이고, 또 공존할 수 있다. / 유튜브 캡처

콘도르, 썩은 고기 먹고도 식중독 걸리지 않는 이유는

동물의 사체를 뜯어 먹는 콘도르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이유가 소개됐다.

지난달 24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는 주로 썩은 고기를 먹는 콘도르에게 식중독이 발병하지 않는 이유가 소개됐다.

콘도르는 동물의 사체를 뜯어먹는데 이 과정에서 사체는 부패 과정을 거친다. 콘도르는 부패 여부와 관계없이 사체를 쪼아 뼈만 남을 때까지 먹는다. 이 과정에서 콘도르는 사체에 퍼져있는 탄저병균이나 클로스트리듐균 등의 세균이나 독소에 노출된다. 다른 동물의 경우 이러한 세균에 노출되면 병이 들거나 죽을 수 있다.

미국과 덴마크의 동물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콘도르의 건강 이유는 특이한 소화기관에 있다. 이 연구팀은 미국에 서식하는 검은대머리독수리 26마리와 터키 콘도르 24마리 등 콘도르과 조류 50마리의 세균군의 DNA를 조사했다. 이 결과 콘도르의 머리 부분에서 발견된 세균은 528종이지만 장 속에서는 76종 만이 발견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콘도르의 소화 기관은 섭취한 유해 박테리아의 대부분을 죽이고 세균과도 공존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마이클 로겐버크 박사는 "세균에 대처하기 위해 콘도르 체내에서 강력한 진화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철저한 소화 과정으로 세균을 대부분 죽이고 세균에 대한 내성도 발달했다. 다른 동물에 해로운 세균이 콘도르에게는 그렇지 않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더팩트ㅣ이정진 기자 sseo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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