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탐사-땅굴 논란] 한성주 "진짜다" vs 국방부 "거짓말"

땅굴 논란이 뜨겁다. 예비역 장군인 한성주(왼쪽) 땅굴안보연합회 대표와 땅굴을찾는사람들 등 민간인 측은 전국 곳곳에 남침 땅굴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 대표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코리아나호텔=김아름 기자, 국방부 제공

땅굴은 존재할까. 느닷없이 땅굴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도 양주와 일산, 청와대 밑으로도 무려 84개의 땅굴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더팩트>는 땅굴의 존재를 주장하는 민간단체와 국방부 그리고 현장을 직접 찾아 눈으로 확인했다. 과연 땅굴 의혹은 사실일까. <편집자 주>

[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때아닌 땅굴 논란이 뜨겁다.

예비역 장군인 한성주(60) 땅굴안보연합회 대표와 '땅굴을찾는사람들' 등 민간인 측은 "전국 곳곳에 남침 땅굴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견해가 팽팽해지면서 현 정국의 이슈로 부상했다.

<더팩트>는 3일 오후 한성주 대표와 만나 그의 주장을 들어봤다. 국방부 견해는 김민석 대변인과 5일 전화 통화로 확인했다.

◆ 한성주 "대한민국은 땅굴 밭…'여적'이 대통령에게 허위 보고"

한 대표와 남굴사가 주장하는 청와대 밑의 땅굴 망 지도(위)와 더팩트 취재진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는 한 대표./코리아나호텔=김아름 기자

"대한민국은 땅굴 밭이다. 서울 도로 밑에 세 개 내지 여섯 개의 땅굴이 지나고 있다. 땅굴이 거제도와 목포까지 내려가 있다. 마치 바둑판처럼…."

한성주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현역시절 '땅굴은 절대 없다'는 윗선의 말을 믿었던 나 자신이 부끄럽다"면서 "육군대령, 장관, 국가안보실장 등은 대통령에게 땅굴이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 등은 '여적'(與敵·적을 이롭게 하고 있다)"이라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북악스카이웨이는 거대한 땅굴기지라며, 최소 48개의 땅굴 망이 북서쪽에서 청와대로 인입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청와대 밑으로 84개의 땅굴 망이 있다.

한 대표는 땅굴 추정 근거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했다. "첫째는 주민 제보다. '땅굴 파는 소리가 밑에서 난다'는 제보가 전국 각지에서 '남굴사' 대표인 김진철 목사에게 들어온다. 우리는 그 제보를 토대로 현장에 가서 다우징으로 탐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시추를 했을 때 시추물이 올라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한 지역에서 시추물이 올라왔다. 화약근이 있는 발파석과 메꾸고 도망가면서 쓰는 편석, 산화 실리콘 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또 양주 땅굴 추정 지역을 확실하게 땅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도 들었다. 그는 "땅굴에서 북한 여자 아나운서의 멘트가 녹음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것을 잃어도 좋다. 남침 땅굴이 아니라고 확인되면 나를 감방에 보내도 좋다"며 "국방부가 법적 조치를 한다고 말만 하고 실제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내 말이 '사실'이라고 증명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방부 "北 여건상 작업 불가능…땅굴 주장 장소 확인 예정"

한 대표 및 민간단체의 남침땅굴 주장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보도 자료./국방부 공식 블로그 캡처

국방부의 견해는 한 대표의 주장과 정면 대치한다. 한 대표와 '남굴사' 등 민간단체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으로 군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군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지속할 경우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그들의 주장처럼 전국 곳곳에 남침 땅굴이 바둑판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굴토 시 나오는 폐석인 '버럭'은 북방한계선에서 서울까지 한 개의 땅굴을 약 60km 이상 굴설 시 5톤 트럭 14만대 분량이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위성으로도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금강산댐 밑에다가 땅굴을 이용해 '버럭'을 보낸다고 주장하는데, 거리도 상당히 멀다"며 "북한의 전기 여건상 지하수를 뽑는 펌프질 작업도 불가능하고, 땅굴 작업자에게 산소를 공급하기도 쉽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또 "한 장군 등 민간단체는 북한이 TBM(Tunnel Boring Machine·터널굴착기계) 300대를 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 정도 도입했으면 국제사회에 다 공개가 돼야 한다. 그리고 한 대당 80억 원정도 하는데, 적은 돈이 아니므로 북한 여건상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청와대 밑에 84개의 땅굴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 밑은 화강암으로 돼 있다. TBM으로 바로 못 뚫고 폭약으로 암반을 깨고 TBM으로 뚫어야 한다"면서 "아무리 청와대 사람들이 눈 감고 귀 닫고 있다 해도 폭약을 터뜨리면 소리가 안 나겠느냐. 진동도 느낄 테고 소음도 많이 난다.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국방부는 그들이 주장하는 곳을 파서 확인시켜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수십 개를 해줬는데 단 한 번도 남침 땅굴이라고 확인한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조만간 '남침 땅굴 주장'의 허구성을 정책설명회 등으로 정확히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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