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진영의 '파티피플', 방청권 고가 판매 '꼼수 의혹' 논란

SBS 심야음악 토크쇼 파티피플. 방송계 안팎에서는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방청권 판매는 유례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내고 있다. /SBS 티저공개, 독자제공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박진영이 진행을 맡은 SBS 신규 심야음악 토크쇼 '파티피플'이 제작 기획단계부터 유명 한류스타 출연을 내세워 해외에서 방청권을 고가에 유료 판매키로 하고 대행사와 계약을 체결(공연티켓 판매 권리 확인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을 앞세워 인기 연예인을 출연진으로 섭외하고, 출연진 모르게 해외 한류팬들을 상대로 방청 티켓을 팔아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더팩트> 취재 결과 SBS는 올 1월 SBS IP팀을 통해 콘서트 에이전트회사인 홍콩법인 J사와 방청권 판매수익 사업대행 권한을 부여하는 약정서를 맺었다. 사업대행 권한을 위임받은 J사는 또 다른 국내 에이전트인 I사와 티켓판매 및 PPL(제작지원)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또 I사는 5000만 원을 합의서에 따른 보증금 명목으로 J사를 통해 방송사에 지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SBS 파티피플, 준비 단계부터 방청권 판매 '기획'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을 위해 제작하는 자사 프로그램 수익사업과 관련, 방청권 유료 판매 방식으로 외부 에이전시와 약정서를 교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추후 진행여부와 별개로 방청권 판매를 염두에 두고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한 게 아니냐는 '꼼수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법인 J사의 이태훈 이사는 "솔직히 기획단계에서 해외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모객을 고려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한차례 무산됐고, 그 과정에서 완전히 중단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 출연진 확정이 최소 2주 전에 이뤄져야하는데, 지금도 수시로 바뀌는 등 한류스타급 출연자 스케줄을 확정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SBS로부터 사업대행 권한을 위임받은 홍콩법인 J사는 또다른 국내 에이전트인 I사와 티켓판매 및 PPL(제작지원) 업무대행 계약을 맺었다. /I사 PDF파일

◆3월 첫 방영 일정, 사드 문제로 '제작 차질'

이 프로그램은 당초 올 3월부터 방영을 목표로 1월부터 중국 VIP 관광객을 주 방청객으로 여행상품을 기획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럭셔리클럽 J에서 녹화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당시 사드발 악재로 모객이 어려워지자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장소와 모객 대상 및 규모 일부 변경, 1일 현재 4회차까지 녹화가 진행된 장소는 인천 영종도 내 P호텔 R라운지 바다)

방청석 티켓판매 대행업무를 진행하며 여행사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한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원래 중국 쪽 에이전시와 판매수익금만 20억 원을 받기로 하고 진행했는데 한중 분위기가 급속히 나빠진 데다 가장 중요한 조건인 '녹화 30일 전까지 출연진 확정안'이 늦어져 홀드 된 것"이라고 말했다.

'파티피플'은 SBS IP팀이 기획하고, SBS 예능국이 제작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외부 시선을 의식한 때문인지 티켓판매와 관련해 방송사와 직접적 연관성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차단하는 듯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SBS로부터 방청권 판매수익 사업대행 권한을 부여받은 홍콩법인 J사 관계자가 하청 에이전시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SNS 문자내용을 보면 '(구매자가) 티켓구매시 방송사 확인서류는 불가' '티켓판매는 구매가 아닌 제작지원으로 계약' 등의 문구와 회사 소개서에 대한 요청사항에는 'SBS 담당부서와 담당자 명기 불가' 등의 지침이 등장한다.

또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국내 일반인들 대상으로는 판매 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들어있다. 한류 뮤지션들을 만나보고 싶어하는 해외 팬들에 한해 관광 패키지와 연계하는 모객방식을 취하면서도 이 역시 전체를 유료티켓으로 판매하지는 않고 이중 절반 정도는 팬클럽 회원들 또는 협찬사 관계자들에게 할당하는 것으로 돼 있다.

◆SBS 관계자, 티켓 판매 부인…"PPL 참여사인 P호텔 투숙객에 일부 특전을 주는 건 사실"

티켓판매 의혹에 대해 SBS IP팀 관계자는 "방청객은 홈페이지 신청자와 진행자 및 출연자들의 팬클럽 멤버, 그리고 일부는 이 프로그램 제작지원사인 영종도 P호텔에 묵는 여행객들에게 방청 특전을 주는 형식으로 구성된다"면서 "돈을 받고 티켓을 팔거나 모객하는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또 "홍콩법인 J사와 연초 얘기가 오갔던 것은 사실이나 문제의 소지가 있어 여행객 모객 등 그 부분에 대해선 모두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J사가 현재 제작지원을 위한 일부 에이전트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국내 3대 기획사로 꼽히는 S사 임원을 지낸 J씨는 "200명 한정 방청객 신분으로 당대 최고의 한류스타들을 2~3m 앞에서 직접 만나고 식사와 인증사진 등 여러가지 흥미있는 이벤트가 진행된다면 팬들한테는 200만~300만원(티켓포함)도 아깝지 않다"면서도 "다만 (방송사에서) 출연하는 아티스트들도 모르게 티켓을 판매했다면 그게 문제"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또 "만일 티켓판매를 공식화할 경우 사전에 진행자 또는 출연자와 티켓 판매 수익으로 인한 출연료 등에 대해 별도 협의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돼 있다"면서 "심지어 박진영조차도 티켓판매로 인한 모객이 아니라 출연아티스트들의 팬클럽 회원들이 참여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한 관계자는 31일 오후 <더팩트>에 "지상파 방송이 방청권을 팔아서는 안된다는 금지행위가 따로 규정된 것은 없다"면서 "지금껏 유사행위에 대한 사례가 없고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방송사 내부정관 등에 자체 규정으로 둘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20년째 한류에이전트로 활동중인 오피스K 이병훈 대표는 "일본의 경우 공영방송 NHK는 물론이고 민영 후지TV나 아사히 등 지상파 프로그램이 방청석을 유료티켓으로 판매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고 말했다.

당초 기획안 보다 축소 하향 조정. J사에서 1회 녹화 직후 만들어 여행사 관계자들에 배포한 제안서에는 해외 모객 여행객에 대한 수량과 금액 등이 언급돼 있다. /더팩트 단독입수

◆방청권 한 장 가격, 100만원 에서 30만 원 하향 조정

기획단계에서부터 아예 티켓판매를 염두에 두고 추진해온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초 프로그램 기획 제안서(JYP LIVE 글로벌 프로젝트 파트너십 제안)에는 총 24억원(12회 공연, 100만원 200장, 회당 2억원)으로 돼 있었지만, 여건 악화에 의한 현실적 어려움과 PPL(제작지원) 등 대안이 추가되면서 대폭 다운 수정됐다.

당초 해외 유료 방청객이 참여하는 녹화를 3회부터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3회 출연아티스트인 김태우와 어반자카파가 해외에서 환호하는 한류스타 범주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여행사 측이 모객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녹화 이틀전 급히 국내 방청객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판매수익을 3억6천만원(12회, 30만원 100장, 회당 3천만원)으로 줄여 일본 에이전시 K사와 다시 계약했다. 새로운 에이전시와 계약하며 판매수익금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PPL(제작지원)을 통한 별도 수익으로 보완했다. 티켓판매 수익 부분은 이후 다시 1회, 2회를 제외한 3회부터 12회까지 총 10회 3억원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는 5회부터 12회까지 총 8회(매회 100매씩 제공시 2억4천, 50매씩 제공시 1억2천)로 또한번 더 축소 재조정됐다. 이 제안서는 첫 녹화 이후 만들어 배포된 것으로 확인돼 '티켓 모객을 모두 중단했다'는 에이전시 관계자들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PPL(제작지원)은 인천 영종도에서 호텔을 운영중인 P사가 티켓을 산 해외관광객의 숙박과 2부 풀 파티를 진행한다는 조건으로 촬영장소 무상제공 및 현금 2억원을 내고, 그외 부족분은 인천관광공사에서 역시 티켓을 산 해외 관광객의 아울렛 쇼핑 및 면세점 관광, 기타 화장품 및 가방 등 업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 10일부터 17일과 24일까지 모두 세번째 녹화가 진행된 인천 영종도 P호텔 라운지. 31일 네번째 녹화가 예정돼 있다. /더팩트 독자 제공

'파티피플'은 SBS가 2012년 '정재형 이효리의 유&아이'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음악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10일 인천 영종도 P호텔 내 R라운지 바에서 첫 녹화(이효리 염정아)를 했다. 2회(지난달 17일 녹화) 출연아티스트는 에이핑크 헤이즈, 3회(지난달 24일 녹화)는 김태우 어반자카파였다. 4회(블랙핑크 정용화) 녹화가 있는 31일까지 2회 분(지난달 22일 1회, 29일 2회)이 전파를 탄 상황이다.

1회, 2회에 이어 3회까지는 진행을 맡고있는 박진영 및 게스트로 출연한 아티스트들의 팬클럽 회원들이 관객석을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블랙핑크 엑소 방탄소년단 GD 등의 출연이 예정돼 있으나 기획단계에서 언급된 샤이니 슈퍼주니어 2PM 소녀시대 등은 아직 출연 미정이다.

지난 6월 일본 여행에이전시 K 기획사가 지드래곤, 엑소, 세븐틴, 아이콘, 인피티트, 트와이스 등이 출연하는 한국 프로그램이라며 방청 티켓을 장당 140만원(14만8천엔)에 올린 바 있다. /일본 K사 홈피 캡쳐

◆에이전시 통한 프로그램 방청권 해외 판매 '부작용' 소동

논란은 해당 프로그램이 여행사로부터 단순히 제작지원금(PPL)을 받는 게 아니라 애초 에이전시를 통해 티켓 판매 수익의 일부를 제작비에 충당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취재 결과 실제로 지난 6월 일본 K에이전시로부터 의뢰받은 한 일본 내 한 공연기획사가 장당 140만원(14만8천엔)에 티켓을 오픈했다가 지나친 폭리라는 우려가 일자 방송사 요청에 따라 판매를 긴급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분에 대해 J사 이태훈 이사는 "당시 K사가 SBS 로고를 무단 도용해 관련내용을 임의로 고지한 부분에 대해 단호히 경고를 했고, 이후 계약을 파기하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해외여행객이 방청에 참여하더라도 패키지 안에 포함된 여행일정의 일환일뿐 티켓 자체를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 TV 프로그램이 방청권을 판매할 경우 출연진들과의 개런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라도 티켓 수익을 낸 뒤 일반 방송 출연처럼 출연료만 지급하게 된다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기 아티스트들이 개런티를 받고 진행하는 유료 콘서트의 경우가 아니면 방송은 실연권에 의한 출연료와 직접 연관돼 있어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명 기획사 관계자는 "한류스타로 분류되는 아티스트들의 경우 해외 공연을 할 경우 인기에 따라 티켓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면서 "아무리 영향력있는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소속사나 당사자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출연에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해 선생님의 전국노래자랑처럼 쭉 하고 싶다 이효리가 게스트로 참여한 지난달 22일 첫 방송 시청률은 평균 3.5%, 최고 4.8%(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사진 위 박진영, 아래 이효리. /SBS 파티피플 티저 및 방송캡쳐

박진영이 데뷔 24년 만에 최초로 단독 MC를 맡은 심야 음악 토크 프로그램 '파티피플'은 이효리가 출연한 지난달 22일 첫 방송에서 동시간대 방송되는 또 다른 음악 프로그램인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가볍게 눌렀다. '파티피플' 시청률은 평균 3.3%, 최고 4.8%(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2.2%였다.

2회가 방영된 지난 29일에는 헤이즈가 걸그룹 에이핑크와 함께 출연해 색다른 라이브 무대와 진솔한 토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MC 박진영은 "헤이즈의 '널 너무 모르고'가 나온 후 'NOT JYP 플레이리스트(JYP가 아닌 가수들의 노래 리스트)' 1위가 이 노래로 바뀌었다"고 극찬했다.

한편 SBS는 첫 녹화 이후 두번에 걸쳐 MC 박진영의 티저를 공개했다. 박진영은 첫 녹화 소감으로 "K팝스타를 6년 동안 하면서 제가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다 바닥 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새로운 것을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며 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파티피플'은 지난달 2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3개월간 매주 토요일 밤 12시15분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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