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 공략 연이은 승부수, 경쟁 격화 속 새 바람 불지 주목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삼성전자가 무너진 신뢰와 자존심 회복을 위해 마련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게임 기능을 강화한 불칸(Vulkan) 기술을 적용했다. 불칸은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에 처음 도입한 핵심 기술로 게임의 시각적 기능을 대폭 향상시켜줌에 따라 ‘갤럭시노트7’에 이어 '갤럭시S8'에도 장착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화사건’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갤럭시S8’에 불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게임 이용자를 적극 공략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갤럭시S7’ ‘갤럭시노트7’에 이어 이번 신제품에서도 게임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불칸은 비영리 표준화 단체인 크로노스 그룹이 주도하는 차세대 표준 그래픽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불칸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에서 관련 모바일게임을 실행하면 그래픽 성능이 향상돼 마치 PC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불칸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에 처음 도입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히트’는 스마트폰에서 불칸을 지원하는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요즘 모바일게임 대세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도 앞으로 이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불칸에 관심을 보인 것은 약 2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공개형 API인 불칸을 지지하면 콘텐츠 개발자들이 종속되지 않아 업계 생태계 측면에서 더 좋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픽게임즈는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곳이다. 게임 엔진이란 게임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일종의 개발도구 모음을 뜻한다.
팀 스위니 CEO가 삼성전자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 불칸과 프로토스타(불칸 지원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3D 기술 데모)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크레스(MWC)에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함께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초대를 받아 무대에 올랐다.
불칸을 지원하는 게임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PC온라인게임과 맞먹는 고사양 모바일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들도 삼성과 협력 하에 불칸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