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승부 조작 검은손' 사설토토, 정식발매 아닌 '유혹 그림자'

불법 사설토토의 유혹! 프로야구 NC 이태양이 승부 조작 혐의로 논란을 낳았다. /최용민 기자

첫 볼넷-초구 볼-첫 3점슛 맞히기, 사설토토 베팅·방법 '무제한'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충격이다. 프로야구계가 '승부 조작 파문'에 다시 휩싸였다.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이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안지만은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되어 팬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다.

승부 조작. 정상적이지 않은 플레이나 판정으로 경기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를 뜻한다. 스포츠의 '결과'를 여러 방법에 의해서 임의로 '조작'하는 것으로서 엄연한 '범죄'다. 문제는 최근 '승부 조작'이 결과가 아닌 과정까지 깊숙하게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결과를 바꾸는 것만이 아닌, 상황에 따라 수도 없이 많은 '불법 게임'이 행해지고 있다.

2001년 도입된 스포츠토토는 국내 프로스포츠를 대상으로 승리, 무승부, 패배 또는 점수대를 맞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 경기를 대상으로 하는 매치, 여러 경기를 묶은 스페셜, 10경기 넘는 승무패 등 다양한 게임이 있다. 사용자가 10만 원 이하의 일정 금액을 걸고 '게임의 해당 결과'를 모두 맞히면 환금급을 받는다. 만 20세 이상의 성인만 참여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스포츠 결과를 놓고 '합법적'으로 베팅을 할 수 있는 것은 '스포츠토토'가 유일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스포츠토토 외에 진행되는 '스포츠 베팅 게임'은 모두 불법이다.

최근 급증한 '사설토토'는 정식발매가 아닌 '유혹 그림자'로 비친다. '사설토토'의 가장 큰 특징은 '공식 결과'가 아닌 '무분별한 과정'에 베팅이 행해진다는 점이다. 야구의 첫 볼넷, 농구의 첫 3점슛 성공, 축구의 첫 슈팅, 배구의 첫 블로킹 등 사설토토 운영자가 임의로 만든 기준이 '베팅 항목'으로 등장한다. 프로스포츠가 아닌 아마추어 종목 및 해외 리그 등이 다뤄지는 것도 특징이다. 사설토토는 성인 인증절차도 없고, 대부분 금액 상한선도 없다. 갑자기 사이트 자체가 폐쇄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사설토토에서는 결과를 예측하며 스포츠를 즐기면서 '건전한 베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해 스포츠를 이용하며 '불법적인' 베팅만이 이뤄진다.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사설토토'의 검은손은 선수들에게도 파고들고 있다. 최근 불거진 '승부 조작 혐의'를 받은 선수들은 '사설토토의 덫'에 빠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칙적으로 선수나 감독은 토토 베팅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0조에 의하면,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 코치, 심판 및 경기단체의 임직원은 토토를 구매할 수 없다. 원천적으로 '합법'인 스포츠토토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몇몇 어리석은 선수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불법'인 사설토토에 손을 뻗다 덜미를 잡히고 있다.

"선수가 토토에 손을 대는 건 자신이 흘린 피와 땀을 갉아먹는 짓이다." 현재 지상파에서 스포츠 중계를 하고 있는 한 선수 출신 해설가가 하는 말이다. '승부 조작 검은손' 사설토토. 정정당당한 스포츠 세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선수들과 팬들 모두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유혹 그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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