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사우디하면 아우디로!" 서청원 필두 '친박 소맥 모임'

친박계 맏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주최했다. 약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만찬을 함께 했다./여의도=임영무 기자

[더팩트 | 여의도=신진환·서민지 기자] "사우디(사나이 우정은 죽을 때까지)하면, 아우디(아줌마 우정도 죽을 때까지)!"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로 꼽히는 이장우 의원이 화합을 도모하며 건배사를 외쳤다. 27일 오후 6시 국회의사당 맞은 편 한 중식당에 8선 맏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주도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40여 명이 대거 모여 '소맥(소주맥주)잔'을 기울였다.

이날 만찬은 서 의원에게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권유를 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임으로, 초재선부터 중진 의원까지 한 자리에 모여 불출마 선언을 한 서 의원을 위로하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장우·김진태·이종명·김명연·임이자·조훈현·강효상·정종섭·홍철호·민경욱·최연혜·지상욱·정용기·최교일·추경호·윤상직·박순자·김승희·강석진·이채익·박덕흠·김태흠·김기선·김성원·박찬우·백승주·김정재·엄용수·박맹우·조원진·정갑윤·함진규·성일종·박대출·정우택·이완영 등이 참석했다.

서 의원은 식사 직전 모두 발언에서 "2002년도 한나라당 대표를 했고, 2년 전 경선도 나왔기 때문에 0.1%도 이번 경선에 당대표 출마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의원님들이 제방에 찾아오시고, 전화도 주시면서 당이 어려울 때 나와달라는 간곡한 말씀을 주셨다. 그래서 사실 2주간 많이 고민했다"고 그간 소회를 밝혔다.

서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가 끝나면 당이 여러가지 갈등으로 심각한데 당내 화합과 치유를 위해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여의도=임영무 기자

또한 "그러나 고민 끝에 젊은 인재가 품격있는 우리 새누리당에 나와서 당을 이끌어 갔으면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여러분들과 의논도 없이 발표를 해서 뜻을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드리기 위해 오늘 이자리에 모셨다"면서 "당이 여러가지 갈등으로 심각한데 전당대회가 끝나면 당내 화합과 치유를 위해 앞장 서겠다"고 불출마 취지를 설명했다.

서 의원은 이들에게 맏형으로서 자신의 '8선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어떻게 8선 올랐느냐. 술을 잘 먹어서 됐다. 술 안 먹고 국회의원 된 사람은 더 훌륭한 사람이지만, 나는 순대와 소주를 차에 넣어다니면서 부동산 들려서 의원이 됐다"면서 "서울 동작구에 6번 출마해서 5번 당선됐는데 부인이 계모임만 40개 했다"고 우스갯 소리도 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모임의 성격을 '친박'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모임 도중 기자들과 만나 "계파모임이라기 보단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 서 의원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다"면서 "'노마지지(老馬之智)', 소위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서 서 의원에게 당 대표로 나서달라고 하는 분들이 모인 것일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을 의원들이 지켜보고 있다./여의도=임영무 기자

하지만 만찬 자리에선 대다수의 의원들이 '친박계'였으며 김 의원을 향해 윤상직 의원이 "강성 친박이다"라고 할 정도로 계파색이 짙은 모임이었다. 박순자·정용기·최연혜·이장우·함진규 등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돌아가며 건배사를 하면서 얼굴을 알리는 자리기도 했다.

박 의원은 "8선 맏형인 서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아야하는데 양보했다.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분이 없는데 출마하지 않아 아쉽다. 건배사는 우리모두를 위하여로 하면, 비행기로 화답해달라. 비행기는 비전을 갖고 행동하며 기적을 이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함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친박과 비박의 갈등을 극복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전당대회를 통해 갈등을 녹여야 한다. 전당대회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고민이다. 멋있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 의원은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면 되는가'라는 질문에, "다들 국회에서 자주 만나는 분들인데 도움이 됐겠나. 두어명이나 되면 모를까 네다섯 명인데 큰 도움이 안 됐을 것"이라면서 "그냥 제게 독려를 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모신거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 의원은 전당대회 직후 '2차 모임'을 기약하며 만찬을 마무리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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